사무실/이제는 남아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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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토초세 적용등으로 빌딩 신축붐/임대료 제자리… 중소형 빈곳 많아 올들어 사무실 구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지난해 이만때만 해도 서울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빈 사무실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으나 요즘에는 오히려 사무실이 남아돌고 있다.
이에 따라 해마다 20∼30% 이상씩 치솟던 임대료도 올들어서는 지난해 수준에 머물고 있고 일부지역에서는 10% 안팎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빌딩건축붐이 일면서 신규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
특히 신시가지쪽에서 두드러져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중·소형 건물들은 세들 사람을 구하지 못해 건물주들이 쩔쩔매고 있다.
이 때문에 셋값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입주자들에게 주차료면제·체육시설제공 등 프리미엄까지 제공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선수금까지 맡겨가며 사무실 나기를 기다리던 때와는 딴판이다.
강남의 대표적 번화가인 방배동과 서초동 법원단지,역삼동 테헤란로 주변 등의 경우 대로변 대형빌딩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무실 전셋값(2∼3층 기준)이 평당 2백만∼4백만원선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건축비와 땅값이 그동안 상당히 뛴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오히려 떨어진 셈이라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큰길에서 떨어진 곳과 5∼10층 안팎의 중·소형 건물들은 지난해보다 10% 가량씩 낮춘 값으로 전세매물이 상당수 나와있으나 찾는 사람이 적어 아직 빈 사무실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다.
도심지역의 경우도 빈땅이 없어 새로 건물이 들어설 여지가 없기 때문에 기존빌딩들은 빈 사무실은 거의 없지만 임대료는 지난해 수준에서 소폭 오르는데 그치고 있다.
서울 강북 4대문안의 20층 이상 대형빌딩들의 경우 지난해에는 대부분 20% 이상씩 오른 수준에서 전세거래가 이뤄졌었으나 올해는 거의 예외없이 인상폭이 한자리수에 그치고 있다.
한편 부산·대구 등 지방대도시에서도 지난해까지는 사무실수요가 부족,값도 봄철이 되면 10∼20%씩 인상돼왔었으나 올해는 지난해 수준에 머물면서 신축건물을 중심으로 빈 사무실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전망이 아직 불투명해 사무실을 새로 찾는 사람은 별로 늘지않는 반면 건설붐이 분양가로 묶여있는 아파트등에서 수익성이 좋은 상가·건물쪽으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올 가을부터 빈땅에 새로 적용하게 되는 토지초과이득세도 빌딩신축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건설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상업용 건축물의 허가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는 것으로 나타나 상당기간 신축붐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사무실 공급량이 계속 늘 추세인 가운데 셋값도 약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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