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 강 연어 보호하자"-미 민간기구-공병대 물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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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이 수도물 오염사건으로 식수전쟁을 겪고 있는 사이 미국에선 색다른 「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물 전쟁은 내륙담수에서 부화된 연어들이 태평양으로 갔다가 성어가 되어 다시 돌아오는 수로를 보호하는 문제를 둘러싼 것이다.
연어의 회귀이동수로 보호를 위한 물싸움의 무대는 미 북서부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아이다호주 등 3개 주에 걸쳐 흐르고 있는 컬럼비아 강이다. 싸움의 당사자는 이곳 주민들과 인디언, 그리고 미 공범대와 연방 및 주정부들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 물싸움의 발단은 컬럼비아강을 비롯, 이 강의 상류쪽 지류인 스네이크강과 새먼(연어)강등 1건4백40㎞에 이르는 이 수계에 14개 댐이 들어서며 이곳 명물인 연어가 거의 멸종되어가고 있는데 있다.
이 수계주변지역은 아이다호주의 새먼시나 새먼강 이름이 상징하고 있듯 미국에선 연어서식처로 유명하고 이곳을 환류하는 연어종류는 붉은연어·왕연어·은연어 등 다섯가지나 된다.
이들 연어를 보호하기 위해 미 정부는 해안경비대로 하여금 컬럼비아강 입구 태평양지역에서 연어어획을 단속토록 했고 최근 일본 등에 북태평양 유망어업을 규제토록 요구, 협정을 맺기도 했었다.
그러나 컬럽비아강 수계에서의 연어멸종은 컬럼비아강 입구 태평양에서의 남획도 문제지만 이수계에 설치된 여러 댐들 때문이란 것이 최근들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컬럼비아 강수계에는 북서부지역의 전력공급을 위한 수력발전과 이 일대 농장들에 대한 농업용수공급을 위해 14개의 댐이 38년이래 건설되었다.
이들 댐은 건설당시 환경평가를 통해 태평양에서 성어가 된 연어들이 산란을 위해 회귀 할 수 있도록 물고기사다리를 설치했으나 부화된 새끼연어들이 다시 태평양으로 내려갈 수 있는 물줄기를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언어새끼들이 태평양으로 내려갈 동안 수계를 따라 잇따라 건설되어있는 댐의 발전터빈에 걸려 97%가 죽어버리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산란지역을 떠나 태평양으로 이동하는 연어가 이처럼 줄어든 만큼 이곳으로 회귀하는 연어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세실 앤드루스 아이다호주지사는 이에 따라 연어를 멸종위기의 야생물로 지정하고 컬럼비아강 상의 댐 일부를 헐어내 댐의 수위를 낮게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댐을 관장하고 있는 미 공범대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있다.
공병대는 이 댐들이 설계상 수위를 낮출 수 없게돼 있고 더구나 일부 댐의 파괴는 생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대신 바지나 트럭을 이용, 새끼연어를 강 하류로 내려보내겠다는 것이다.
한 어생물학자의 표현대로 「연어의 강」이 「실정의 강」이 될 것 인지의 여부를 놓고 벌어지는 민간기관들과 미 공범대의 싸움은 새끼연어가 하강을 시작하는 4월들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사람이 마시는 물이 문제가 되고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연어의 보호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뉴욕=박준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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