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수입개방 때 맞춰-해외 현대전 밀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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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해외미술품 수입개방시대에 발 맞춰 국내화랑들이 다투어 해외현대작가 전시회를 유치하고 있다.
올들어 한달에 2∼3건씩 열리던 외국작가전시회는 4월들어서면서 본격화, 10여건의 전시회가 한꺼번에 열리는 열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전시회들은 국제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 현대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는 점에서 국내시장의 전망을 타진해보는 시험무대가 될 것 같다.
또한 이 전시회들은 각기 현대미술의 다양한 조류를 반영하는 것들이어서 국내미술애호가들에게 풍성한 감상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열리고 있거나 열릴 예정인 외국작가전은 알렉산더의 홀로그래피전을 비롯해 카를로 카라전, 팽크와 바젤리츠전, 플래처 벤톤신, 알렉산더 칼더 판화신, 프랑코 아다미전 등.
12일부터 5월10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는 「환상의 빛-홀로그래피전」은 최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한 홀로그래피 회화·조각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홀로그래피란 빛의 간섭효과와 레이저광선의 성질을 이용해 입체적인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빛을 비추면 평면회화의 형태가 7m까지 튀어나오고 허공에서 환상적인 형태로 움직이는 4차원의 조각이 만들어진다.
이번에 선보이는 A 알렉산더는 홀로그래피를 회화와 조각장르에 도입, 세계적 명성을 얻고있는 영국의 미술작가다.
이번 전시회에선 그의 홀로그래피 회화와 조각작품 70여점이 선보이며 특수안경을 끼지 않고도 입체감을 맛볼 수 있는 홀로그래피 영화 『꿈』(8분), 『가면』(4분) 두편이 30분 간격으로 상영된다.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선 28일까지 이탈리아의 「이탈리아의 20세기운동」창시자인 카를로 카라(1881∼1966)의 작품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카라의 드로잉 및 판화작품 91점이 내걸려 이탈리아 현대미술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카라는 프란체스카와 마사치오 등 옛 작가들의 작품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열어왔다.
5월7일까지 데코미술관(548-6330)에서 열리고 있는 「독일현대회화전」에는 요셉보이스 이후 독일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명성을 얻고있는 A 팽크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들이 내걸렸다.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소위 「표준예술」이라는 현대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팽크, 「거꾸로 그린 그림」으로 회화를 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 바젤리츠는 60년대 중반 이후 독일 현대미술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다.
또한 미국의 현대조각가 플래처 벤톤작품전이 12일부터 5월3일까지 갤러리아 미술관(515-3131)에서 열려 주목되다.
벤톤(60)은 초기에는 화가로 출발했으나 60년대 이후 26자의 알파벳과 10개의 숫자형태를 소재로 한 조각을 발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역시 미국의 현대조각가인 알렉산더 칼더(1898∼1976)의 판화전이 20일까지 갤러리 그린(545-1248)에서 열리고 있다.
「움직이는 조각」의 창시자인 칼더는 조각에서 표현해온 밝고 경쾌한 이미지를 유화와 판화로도 제작해 호평 받아왔다.
이 밖에 이탈리아 대표적 조각가 프탕코 아다미의 작품전이 16일∼5월4일 갤러리미건(548-9552)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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