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품권 내달 15일 선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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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참여주주로 선정된 전국 서적상조합연합회의 이의제기 등으로 설립문제를 놓고 한동안 진통을 겪던 도서상품권발행회사가 최근 발기인총회라는 제1차 요식 절차를 마침으로써 3월 창립총회에 이어 오는 4월15일부터는 정식으로 발권 업무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출판문화협회를 비롯한 출판 서적계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도서보급주식회사(가칭) 발기인총회를 열고 대표로 동아출판사의 김현식 사장을 선임하는 한편 도서상품권의 발권 주체와 출자규모, 기타 사업추진 일정 등을 확정했다.
이날 발기인총회에서는 도서상품권발행을 전담할 한국도서보급백의 수권자본금을 10억원, 설립시의 납입자본금을 5억원 규모로 하기로 하고, 이를 출판관련 단체 및 출판·서적상계가 공동 출자키로 결정했다.
출자주주는 당초 계획안대로 동아출판사와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금고·한국출판협동조합·전국서적상조합연합회 등 4개 출판서적 관련단체로 구성, 동아출판사가 책임을 지고 자본금의 80%를 출자키로 했으며 이들 4개 단체가 나머지 20%를 출자키로 했다. 한때 주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학습자료협회는 이날 총회에 대표자를 참석시켰으나 여론을 감안, 중도 퇴장함으로써 발권회사에의 출자를 포기했다.
한국도서보급(주)은 오는 23일 주금납입, 25일 창립총회, 26일 설립등기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4월4일 재무부에 도서상품권발행을 등록한 뒤 4월15일부터 정식으로 도서상품권을 발매할 예정이다.
발기인총회의 개최로 도서상품권발행회사의 설립을 둘러싼 그간의 불협화와 갈등은 표면상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발기인총회 직전 마지못해 주주참여를 결정한 서적상조합연합회와 지배주주인 동아출판사간에 발권 및 정산요율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소지가 아직 남아있는 데다 당초 강력하게 출자를 희망했다가 배제 당한 미래사도 제2의 발권회사 설립계획을 자체 결의하고 나서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동아 측은 처음 발권 및 정산요율을 97%대97%, 95%대95%등 동률 산정키로 했다가 발행회사의 적자부담을 고려, 98%대 95%선으로 요율을 차등 조정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서적상조합연합회의 김석용 회장은 『발기인총회에서도 발권 및 정산요율 문제를 놓고 98%와 95%선으로 정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우리 서련 측이 강력히 반대의사를 제기, 추후 조정키로 합의를 보았다』며 『일본 등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발권과 정산에 3%나 차등 요율을 적용한다는 것은 지나치며 그 일정 몫을 출판사가 부담하는 등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동아 측의 이 같은 요율 제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사 측은 25일의 한국도서보급(주) 발기인총회로 도서상품권 발행사업에 대한 출자요구가 좌절되자 즉시 자체 이사회를 소집, 독자적으로라도 제2의 발권회사 설립을 추진해나간다는 원칙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상품권이 당국의 특례적용을 받아 발행되는 것이라고는 하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엄존하는 한 제2, 제3의 발권회사 설립이 구속받을 이유는 있을 수 없다는 게 미래사 측의 견해다.
김준묵 미래사대표는 『원칙만 세우고 있을 뿐 발권회사 설립을 위한 방법이나 일정 등은 구체화된 것이 아직 없다』고 밝히고 곧 출판·서적계를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여론수렴작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이번에 발기인총회를 마친 한국도서보급 질이 우리 요구대로 일반에 출자기회만 개방해준다면 독자의 제2발권회사 설립을 포기하고 거기 주주로 참여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그때까지는 신중히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25일의 한국도서보급(주) 발기인총회에서는 『신규주주의 영입은 향후 증자시 주주총회의 결의에 따른다』는 다소 신축성 있는 결의가 채택된바 있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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