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엔 물도 전기도 없다/마취도 못하고 촛불아래서 절단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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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걸프전이 26일째로 접어든 현재 다국적군의 계속된 공습으로 이라크의 주요시설들이 파괴돼 이라크 국민들의 생활은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전혀 철수 또는 휴전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다국적군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는 지상전 개시일자를 논의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20여일간의 공습으로 이라크의 수도 바드다드는 전화는 물론 전기와 수도도 없는 도시로 변해버렸다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바그다드에서 암만으로 피난온 의사와 주민들의 말을 인용,다국적군의 쉴새없는 공습으로 거의 모든 통신시설·발전소·정유공장·주요교량·비행장·군사기지 등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회교국에서 적십자역할을 하는 「붉은 초승달」의 의사인 요르단인 리제크 자브라부박사는 공습당한 바그다드 주민들의 생활상은 14세기 생활상과 비슷하다면서 수혈이나 정맥주사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마취도 하지 않은채 어린이들의 다리를 자르는 수술을 촛불 아래서 하고 있으며 수술전에 손을 씻을 맑은 물조차 없다고 비참한 상황을 설명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10일 약 2주간의 침묵을 깨고 3주이상의 다국적군 공습을 겪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이 보인 힘과 신념을 찬양하면서 인내할 경우 걸프전쟁에서의 승리는 보장되어있다고 선언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바그다드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행한 약 25분간의 연설에서 『이라크 국민들은 확고부동하고 신념과 빛에 차 있으며 신이 부여한 임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믿음에 순종하고 있다』고 찬양했다.
그는 또 이라크 국민들에게 인내할 것을 촉구하고 이라크는 앞으로 수일내로 중동지역에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몰아내기 위한 전투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베이루트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구내에서 10일 오전 폭발물이 터져 약간의 재산피해를 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레바논 경찰당국이 밝혔다.
또한 이날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관광명소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는 주차중인 텅빈 버스에서 폭발물이 터져 인근 아파트의 유리창들이 파손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대 이라크 지상공격은 다국적군을 구성하고 있는 국가들 정상간의 공동결정으로 개시될 것이라고 10일 피에르 족스 프랑스 국방장관이 밝혔다.
족스 장관은 『지금까지 프랑스를 비롯,다국적군 국가들은 주요 결정에 대해 항상 서로 연대해왔다』고 말하고 지상전 개시는 군사전문가들의 조언에 바탕을 둔 선택이 될 것이지만 정치적 선택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그리고 다른 국가의 정상들간의 공동노력으로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민간여객기 5대가 전쟁을 피해 튀니지로 넘어왔다고 튀니지의 일간 아사바지가 10일 보도했다.<외신 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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