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에 첫 현금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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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프랑스의 화학업체 로디아가 한국에 공장을 지으면서 외국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에서 현금 지원(캐시 그랜트)을 받는다. 첨단기술을 한국에 이전하고 국내 고용을 늘린다는 조건에서다. 또 경기도 장안2 산업단지 내 일부 지역 등 4곳이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새로 지정돼 모두 4억5700만 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이뤄진다.

산업자원부는 5일 외국인투자실무위원회를 열고 울산 온산공단에 4740만 달러(약 450억원)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로디아에 대해 설비기기 구입비, 건축비 명목으로 현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협상을 통해 정해지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한다. 로디아는 현금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첨단기술의 이전 등 사전에 약속한 의무사항을 지켜야 한다.

로디아는 듀폰.바스프에 이은 세계 3위의 정밀화학업체로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을 동북아시아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 김영환 투자유치팀장은 "로디아 이외에 외국기업 한 곳이 현금 지원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또 10개 외국 자동차부품 업체가 입주할 장안2 산업단지 일부, 일본 아사히글라스가 PDP용 유리기판 제조시설을 짓는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일부 등 4곳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으로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에 따른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는 35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산자부는 전망했다.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되면 인근 산업단지의 10~20% 수준으로 공장부지를 빌려 쓸 수 있고, 법인세.지방세.관세 등도 감면된다.

김준현 기자

◆캐시 그랜트=국내의 고용.생산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외국인 직접투자기업이 신청할 경우 투자비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지원해주는 제도. 2003년 12월 도입됐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진 것은 로디아가 처음이다. 현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업체는 특정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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