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의 우상 '제이유 여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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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그룹 피해자들이 올 7월 일간지에 낸 광고. 당시는 주수도 회장(左)이 검찰에 구속(7월 28일)되기 이전이며, 주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사고 있는 김모씨(右)는 현재 검찰의 지명수배를 받고 있다.

"처음 시작한 'DD'(Direct Distributor.일반회원)들은 누구나 '크라운 김○○'이 되길 꿈꾸며 무작정 돈을 끌어다 넣었다."

제이유 피해자 모임의 권모(42.여)씨는 제이유 회원 시절 TV강의에 자주 등장하던 '1번 사업자(최상위 판매자)' 김모(47.여)씨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회원 34만여 명 중 최고액인 100억원대의 수당을 받은 김씨는 회원들의 우상이었다.

그런 김씨는 6월 검찰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현재 잠적 중이다. 다른 회원의 후원수당이 중지된 지난해 말 이후에도 제이유 그룹이 김씨에게 약 6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김씨는 주수도(50.구속) 제이유그룹 회장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 피해자는 "'주수도 가는 곳에 김○○이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주 회장의 최측근으로 통했다"고 전했다.

◆ 김씨는 유일한 '크라운'=제이유 회원은 물건 구입과 하위회원 육성 실적에 따라 승급한다. 처음 가입하면 'DD'로 시작해 판매량이 늘면 'SD(Super Distributor)'로 올라간다. 누적판매실적이 대략 1000만원가량 되면 '에이전트'로 승급하며 이때부터 210만원어치를 팔 때마다 포인트 1점을 받는다. 포인트 1점당 약 300만원의 '후원수당'이 지급된다. 검찰은 제이유 측이 후원수당 중 일부를 정.관계 인사 친인척에게 특혜 차원에서 지급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에이전트는 판매실적에 따라 '마스터→디렉터→매니저→프린스→크라운→프레지던트→임페리얼'의 순서로 올라간다. 제이유 회원 중 '임페리얼' '프레지던트'는 나오지 않아 '크라운'인 김씨가 제이유 회원 중 최고의 수당을 받았다. 김씨는 바로 아래 단계인 '프린스' 30~40여 명을 양성.지도했다.

피해자 모임의 양종환 위원장은 "사업자들의 물품 구매와 회원 육성을 독려하는 '동기부여 교육'에서 김씨는 단골 강사로 출연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국에 생중계되는 화상 강의를 통해 "18년 동안 보험설계사로 일하다 제이유로 들어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호정 기자

◆ 후원수당=다단계 회사가 물품을 판매한 회원에게 판매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현금.물품 등으로 지급하는 수당. 현행 방문판매법은 후원수당의 총액 한도를 물품판매액의 35% 이하로 정하고, 이를 넘기면 불법으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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