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시신 수습 거부한 아들…돼지저금통 배는 뜯겨있었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3.05

“왜 살아야 하는지 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갈 수 있다.”
흔히 니체의 말로 알려져 널리 인용되는 문장이다.
살아가는 데 뭔가 철학적인 이유가 필요하다면 딱히 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나부터도 당장 떠오르는 그럴듯한 이유가 없다.
태어났으니까,
살아 있으니까,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으니까,
부모니까….

아니, 어쩌면 그 정도만으로도 ‘왜 살아야 하는지’의 이유는 충분할지 모른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세상엔 아주 단순한 삶의 이유조차 잊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고독사 현장의 고인들 말이다.
이번에 다녀온 곳이 그랬다.

50대 남성의 방이었다.
집주인의 의뢰였다.
경찰 측에서 가족을 찾아 연락했지만 시신 수습을 거절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집주인이 해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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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살던 곳은 오래된 고시원이었다.
여느 고시원보다 평수가 넓었지만 욕실·화장실·주방은 공용이었다.
기숙사로 사용한 듯한 건물을 개조해 고시원으로 바꾼 모양새였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방들은 방음이라곤 전혀 되지 않는 상태였다.
칸막이 수준의 얇은 벽이 수많은 방들을 나눠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2~3주가량 시신이 방치되는 고독사가 발생한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것인지,
자신이 살아 가는 공간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