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찬 겨울방학 자녀지도 이렇게|소홀했던 취미활동의 기회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즐거운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서울의 경우 20일 중·고등학교에 이어 22일 초등학교도 일제히 방학식을 갖고 40여 일간의 「휴가」에 들어간다.
고입 및 대입도 끝난 후의 방학이라 중3, 고3 수험생들도 모처럼 시험압박에서 해방돼 자유시간을 갖게됐다.
방학이 소중한 것은 획일적인 학교 생활에서 벗어나 평소 학교공부 때문에 미뤄두었던 취미활동·여행 등 하고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해방감에 젖어 어물어물 시간을 보내거나, 이것저것 너무 욕심을 내 결국 하나도 얻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게 되면 방학의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자녀들이 겨울방학을 슬기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생활지도=자녀들에게 먼저 방학계획을 세우도록 해야한다.
이때의 방학계획이란 「시골여행을 다녀오겠다」 「컴퓨터를 배우겠다」는 등의 한두 가지 큰 목표설정과 이에 따른 1주일 단위 정도의 실행계획을 의미하는 것이지 「몇시에 일어나서 몇시까지 운동하고…」 하는 식의 일과표를 뜻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방학 때는 수면시간·식사시간이 뒤죽박죽 되는 등 생활리듬이 깨질 정도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시간에 얽매이게 할 필요는 없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평소 학교공부와 특기교육에 쫓겨 소홀히 했던 가정교육·예절교육을 시키는 것도 좋다.
서울 금옥국교 송은희 교사는 『방학기간을 이용, 가사 일을 분담시키거나 친·인척 어른들을 자주 찾아 뵙도록 해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느끼게 하고 올바른 인사예절·식사예절을 가르쳐 몸에 배도록 하라』고 당부한다.
중·고교생의 경우 연말·연시의 들뜬 기분에 자칫 탈선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으므로 부모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학습지도=방학은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활동을 통해 새로운 생활경험을 쌓는 시기지만 학습을 완전히 도외시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방학과제만 충실하게 해도 학습결손은 없을 것이다.
방학과제는 각 학년에 따라 배부하는 「탐구생활」 한권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나 그 내용이 실험·관찰·조사위주로 되어있어 완벽하게 잘해내기는 쉽지 않다.
고학년은 하루 1시간30분 정도, 저 학년은 40분 정도 공부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방학과제를 잔뜩 미뤘다가 개학이 임박해서 허둥지둥 하는 일은 없도록 지도해야 한다.
중·고생의 경우 방학은 그 동안 뒤떨어진 과목을 따라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3학년으로의 진급을 앞두고 있는 학생은 국·영·수 등 「도구과목」을 확실히 다져놓아야 한다.
본인이 원한다면 과외를 시키거나 학원에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방학은 어디까지나 「충전기」이므로 반드시 충분한 휴식이 병행되어야하며 책상머리에만 붙어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교양·취미생활지도=YMCA·언론사 문화센터 등에서는 방학을 맞아 정서를 함양하고 심신을 단련시킬 수 있는 다양한 청소년 대상 교양·취미강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내용과 비용 등을 검토한 뒤 참여시켜 봄직하다.
프로그램을 정할 때는 우선적으로 평소에 하고싶었으나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분야, 공부 이외에 본인에게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야에 관한 것이 좋다고 서울YMCA 임광진 사회개발부장은 말한다.
이화여대 김재은 교수는 『가급적 여행을 많이 시켜 견문을 넓히도록 하라』고 권하고 『여럿이 관광지 등을 찾는 것보다 혼자서 고향이나 벌리 사는 친척집 등을 찾는 것이 차분히 자연과 접하고 인생에 대해 생각하며 다른 생활문화권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살필 수 있어 훨씬 교육적』이라고 설명한다.
겨울방학 때는 날씨가 추워 실내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므로 운동부족이 되기 쉽다. 정기적으로 가족단위로 또는 친구들과 함께 스케이트·스키 등 겨울스포츠를 즐기거나 가까운 곳으로 산행을 떠나도록 배러하는 것이 좋지만 부상의 위험도 크므로 조심하도록 해야 한다.<김동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