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농민단체, 머리 맞대고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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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농업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재계와 농민단체의 전문가들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3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는 전경련과 농협의 후원으로 기업 산하 연구소와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농업의 발전과 기업 역할의 모색'이란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이어 4일에는 전경련 등 경제 5단체와 농민단체 대표들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간담회를 열고 기업의 농민피해 지원기금 출연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한.칠레 FTA 비준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 아래 농업 부문에 일정한 기여를 하는 방식으로 농민을 설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농업 발전 세미나에서 농촌경제연구원 김태곤 박사는 "농업.농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농민과 정부.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농업 기술개발기금을 조성하거나 기존 농가와 경합하지 않는 범위에서 농산물 가공.유통 부문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기업이 개방에 따른 농민 피해를 보전해주는 소극적인 수준을 넘어 농업 부문에 직접 진출해야 한다는 적극적 역할론을 제기한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기환 정책위원장은 "안보.환경 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고,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 박사는 "농민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미나를 주관한 한국경제연구원의 권영민 박사는 "지금까지 이런 모임이 전혀 없었다는데 놀랐다"며 "앞으로 재계와 농민들이 자주 만나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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