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게 젊은 여성 많은 아파트 부근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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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꽃」하면 으레 여성이 연상될 정도로 꽃과 여성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탓인지 소규모 사업을 구상하는 여성들이 한번쯤 사업종목으로 꽃가게를 생각한다.
꽃가게는 꽃의 아름다움과 싱싱함을 섬세한 손길로 취급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여성의 취향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으나 쉬운 일만은 아니다.
꽃묶음(단화)을 파는 일 외에도 화환을 만들고 화분을 취급해야 하며 꽃의 구입과 배달 등도 함께 해야 하므로 생각보다 일이 고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꽃가게 주인들의 한결같은 충고다.
처음 점포를 고를 때는 젊은 여성,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중산층 아파트 단지가 좋고 주변에 사무실도 있어 화환이나 꽃바구니 등 큰 물건을 소 화시킬 수 있으면 더욱 좋다는 것.
서울 소공동 반도 조선 아케이드 안에서 7년째 럭키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희씨(34·서울 삼선 동)는『꽃가게를 구상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할 점은 자신이 생물인 꽃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지 반문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7평 규모의 꽃가게를 보증금 7백50만원, 월세 25만원, 관리비 월12만원에 빌려쓰고 있는 그녀는『제아무리 첫눈에 예쁜 꽃이라도 막상 사다 놓으면 꽃이 피지 않고 스러지는 경우가 많아 당황할 때가 많다』며 꽃가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점주들의 대부분이 꽃가게에서 일한 경험이 있거나 오랫동안 꽃꽂이작업을 해본 사람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전한다.
서울·경기지역 화원들은 대부분 오전4시쯤부터 문을 여는 서울 서초동 고속버스터미널 지하 꽃 도매시장에 가서 절 화(뿌리를 자른 꽃)묶음을, 서울 진관내동 구파 발 농원단지에 가서 화초를 구입하는데 꽃을 공급하는 농원마다, 또 계절이나 때에 따라 상품의 질이 다르므로 매번 둘러보고 꽃을 선택해야 한다.
꽃가게 규모는 10평 내외가 보통·절 화는 50만∼1백 만원(계절에 따라 큰 차이), 화초는 최소한 2백만∼3백 만원 어치는 갖춰야 웬만한 주문에 응할 수 있다고 이씨는 말한다.
손길이 많이 가는 바구니·화환 등의 마진은 20∼30%, 절 화는 10∼15%수준이다. 식탁에 꽂거나 애정·즐거움 등을 전하기 위해 사는 낱 송이 꽃의 마진은「상당히 큰 편」이라는 것.
20여 년간 꽃꽂이 연구실에서 꽃꽂이를 가르치다 2년6개월 전부터 아예 꽃가게를 열기 시작, 현재 소공동·서소문·잠실·여의도에 4개의 롯데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송자씨(47·서울 목동)는『꽃꽂이에서부터 꽃의 구입·배달·고객관리에 이르기까지 일이 많아 혼자 하기에는 벅차며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하지 않으면 금방 사업을 포기하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그는『팔다 남은 장미·카스피아 등의 꽃은 말려 마른 소재로 팔거나 활용해 손실을 줄이고, 사무실에 판 화초 등은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방법 등으로 고객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 화훼협회 이도석 부회장은『생활의 윤택함과 비례해 꽃 사업의 전망은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꽃가게는 그 수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생겼다 없어지기도 하는 만큼 신중한 고려 끝에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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