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직배영화 서울중심 개봉관까지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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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 직배 영화가 서울 중심 개봉관에까지 진출, 영화계가 또 한차례 내 홍에 휩싸였다.
서울극장은 UIP 영화인『사랑과 영혼』을 12월1일부터 상영하기로 결정, 소장 감독들의 모임인「오늘의 영화감독」이 상영저지 투쟁을 선언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영화사 기획실 모임」도 성명을 내고「오늘의 영화감독」과 행동을 같이 하기로 결의했다.
서울 중심 개봉관은 스크린 쿼타와 함께 미 직배영화의 확산을 막는 2대 보호막으로 기능 해 왔다.
그 동안 중심 극장 주들은 한국영화 보호라는 명분과 직배 영화상영이란 실리 사이에서 엉거주춤한 태도를 보여 왔으나 어쨌든 직배 영화의 상영을 자제해 왔었다.
서울극장은 UIP 영화를 받기에 앞서 12월1일 단성사에서 개봉되는 미20세기 폭스 작품 『다이하드 2』가 간접 직배 영화라며 상영철회를 주장했었다.
단성사 측이 먼저 중심개봉관의 묵시적 결속을 깨뜨렸기 때문에 상업주의를 제일 의로 하는 극장으로서 직배영화를 못 받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따라서 서울극장은 단성사 측이『다이하드 2』상영을 철회하면 같이 UIP영화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다이하드 2』의 개봉을 알리는 신문광고가 여러 차례 나가고 있어 두 극장의 상영강행은 기정 사실화 되어 있다.
문제가 된『다이하드 2』의 간접직배 여부는 관련서류가 확실하게 공개되지 않는 한 불분명하다.
이 영화를 수입했다는 태흥영화사는 20세기 폭스로부터 1백40만 달러를 주고 샀다고 주장하고, 반대되는 입장에선 태흥과 20세기 폭스가 직배 반대 여론을 의식, 단매처럼 위장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1일 이 문제를 논의한 영화인 협회 이사회는『다이하드 2』가 직배영화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에 반발한 이일목 권익오호 투쟁위원장은 사임했다.
이씨는『다이하드 2』가 단매 영화라면 광고 등에 삽입된「20세기 폭스 코리아 제공」이란 문구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중심 관들의 직배영화 상영이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 영화인들의 반발이 거센 만큼「다이하드 2」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또 다른 영화를 빌미로 직배영화를 받겠다는 서울극장의 논리도 비난받을 소지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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