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농업협상 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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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6∼95년까지 보조금 30% 삭감 합의/미등 수출국들 거센 반발/UR 최종협상 격론 예상
【브뤼셀=연합】 유럽공동체(EC)는 6일 브뤼셀에서 속개된 이틀째 EC 12개회원국 농업ㆍ통상장관 합동회의에서 힘겨운 타협끝에 제네바 GATT(관세 및 무역일반협정)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협상에 제출할 EC측 협상안을 채택함으로써 그동안 EC측 협상안 부재로 가로 막혀온 GATT 농산물협상의 실질적 토의의 길이 트이게 됐다.
지난달 15일의 협상안 제출시한을 한달 가까이 넘긴 이날 EC 농업ㆍ통상장관들은 7차의 협상끝에 그들의 농산물협상 단일안으로 지난 86년부터 오는 95년말까지의 10년간 농업보조금을 30% 삭감할 것을 골자로한 레이 멕세티 EC 농업문제담당집행위원의 제안을 거의 그대로 채택했다.
그러나 이 EC 집행위 안은 미국 등 세계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로부터 커다란 반발을 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C 농업ㆍ통상장관들은 이날 값싼 역외국 농산물의 대거유입으로 자국 농부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농업보조금 삭감에 따른 구체적 보상대책의 강구를 주장해온 EC 최대농업국 프랑스의 요구에 따라 농업보조금 삭감대상의 모든 농산물에 대한 EC 농산물 우선판매원칙의 유지,올리브유 등 몇몇 지중해 산물에 대한 농업보조금 삭감 경감,수입농산물에 대한 관세율 감축폭의 신축적 관리 등 3개항만을 EC집행위측 원안에서 수정,채택했다.
세계 농산물 수출의 약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호주ㆍ아르헨티나ㆍ브라질 등 세계 주요 농산물 생산ㆍ수출 14개국으로 구성된 케언즈(CAIRNS)그룹과 미국은 각국의 국내농업보조금을 앞으로 10년간 75% 삭감하고 농업수출 보조금을 90% 감축할 것을 제의하고 있다.
루이 메르마즈 프랑스 농업장관은 이날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EC측 협상안 채택에 프랑스측 요구가 많이 수용되어 만족한다면서,그러나 오는 12월3일부터 7일간 브뤼셀에서 열릴 우루과이라운드 최종협상에서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합의가 이뤄지면 다행일 것이라고 전망함으로써 협상타결이 험난할 것임을 시인했다.
한편 존 검머 영국 농무장관은 7차의 길고도 험난한 EC 각료회담에도 불구,EC 집행위 제안이 별로 수정되지 않은 것은 EC집행위에 있어 커다란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GATT 우루과이라운드의 실패를 막기위해 EC협상안의 신속한 채택을 촉구해온 영국측 입장이 이로써 전적으로 정당화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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