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전략대화'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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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 간 전략대화가 본궤도에 올랐다. 정치.안보 전략대화에 이어 경제전략대화까지 전방위로 진행된다. 전략대화는 '대화를 통한 오해 해소 및 문제점 인식→해결책 공동 모색→상호 이익 실현'이 목적이다.

◆ 경제전략대화 다음달 시동=다음달 중순 베이징(北京)에서 중.미 양국의 중요 경제부처 책임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첫 최고위급 경제전략대화가 열린다. 의제는 ▶위안화 환율 변동 폭 확대 ▶지적재산권 보호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라운드 협상 재개 ▶중.미 에너지 협력 추진 ▶중국 시장 개방 확대로 요약된다.

올 7월 취임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이끌 미국 대표단에는 글렌 허버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 대표, 새뮤얼 볼드먼 에너지장관, 그리고 국무부 및 보건.환경 행정 고위 책임자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 중국, 미국에 선물 보따리=중국은 다음달 경제전략대화를 앞두고 미국에 풍성한 선물을 안겼다.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13일부터 사흘간 베이징에 머물면서 흡족한 성과를 올렸다. 우선 모토로라는 선전의 톈인(天音)통신공사와 휴대전화 1200만 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16억 달러짜리 초대형 거래다. '20세기폭스 홈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최대의 음반.영상물 공급업체인 중카이(中凱)문화그룹과 DVD 독점판매 계약을 맺었다. 미 무역발전국은 산둥(山東)성 환경보호총국과 34만3000 달러짜리 동북환경관리 타당성 연구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키로 했다.

미국 측의 선물도 있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첫날 보시라이(薄熙來) 부장과 만나 "미국이 대중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진 않겠다"고 약속했다.

◆ 윈-윈 게임이 목표=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4일 구티에레스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보호무역주의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윈윈을 위해 서로의 시장을 활짝 열자"고 제안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민주당의 견제가 양국 경제.무역 관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 중.미 전략대화=2004년 11월 20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칠레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만나 합의한 양국 간 다분야 대화 채널. 양국 정상은 매년 한 차례씩 양국 수도를 번갈아 가며 전략대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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