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대가 연 오염물질 1t 배출-매연기준강화 계기로 본 자동차 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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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자동차에 의한 대기오염공해가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환경처가 4일 경유(디젤)자동차의 매연단속기준을 세계에서 제일 엄격한 40%로 개정 고시하고 무연휘발유 및 LPG차의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농도 고발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중앙일보4일자 13면 보도). 자동차 매연공해실태를 알아본다.
◇오염배출=환경처가 전국의 연료사용량을 바탕으로 최근 계산해낸 자동차 배기가스량(88년)은 연간 1백55만4천여t으로 차량 1대가 연간 1t 가까운 오염물질을 뿜어내고 있다. 차량 대수가 75년 19만4천대보다 15년 사이 16배나 는 3백7만6천대가 된 데다 도시의 이상과밀화에 따른 정체현상으로 매연배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오염물질별로는 ▲질소산화물이 80만8천여t으로 전체대기오염 질소산화물의 83%를 차지했고 ▲탄화수소는 전체의 59%인 11만2천t ▲일산화탄소는 30%인 45만5천t ▲아황산가스는 전체의 10% ▲먼지의 8%가 자동차 몫이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공해는 사람의 코보다 낮은 위치에서 발생해 인체에 직접 영향을 주는데다 호흡을 통해 수만 종의 화학물질이 폐 속 깊숙히 침투하기 때문에 건강에도 심각한 위험이 된다.
◇경유차량=우리나라에서 특히 문제되는 것은 경유값을 휘발유값의 절반으로 책정하고 오염을 감안하지 않은 정책을 펴온 탓으로 매연을 심하게 내뿜는 경유사용 자동차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현재 경유 차는 버스(봉고포함) 36만대, 화물차 86만대, 지프 3만대, 특수차 1만대 등 1백26만대에 이르러 전체차량의 41%나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경유차비율이 3%, 일본이 13%인 것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매연왕국인 이유를 알 수 있다.
게다가 경유차는 내수용이어서 디젤엔진 제작기술이 크게 뒤져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선진국은 지하철의 수송분담률이 50∼76%인데 비해 우리는 버스의 분담률이 57%인 점도 문제다.
경유차에서만 배출되는 매연은 공기중 먼지의 34%를 차지하고있으며 발암성인 벤조피렌 등 많은 화학물질을 포함해 호흡기장애 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악취와 검댕, 시야방해의 주범이다.
◇일반차량=경유차 외에 휘발유·LPG차는 질소산화물·탄화수소·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등을 배출, 공기오염에 가세한다.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는 강한 태양광선을 받으면 오존(O₃)으로 변모, 대기를 뿌옇게 만들고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광화학스모그를 발생시키며 아황산가스·질소산화물 등은 빗물에 녹아 「죽음의 비」로 불리는 산성비를 생산한다.
오존은 연간 3회이상 단기기준치(한시간 평균 0·1PPM)를 넘으면 안 되는데 지난7월 서울 잠실1동의 경우 한달간 11차례나 초과하는 등 서울·대구의 네 곳에서 각각 기준을 세 차례 이상 초과해 충격을 주었었다. 7월중 서울의 산성비농도 역시 기준치보다 2배나 산도가 높은 PH5·4를 기록, 대기오염에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개선방안=환경처는 ▲연료의 저공해화 ▲매연저감장치 도입 ▲배출허용기준 강화 ▲매연상설단속반 설치 등 개선책을 추진중이나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에너지정책 조정기미 등으로 개선전망이 불투명하다. <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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