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절반 이상이 과외지도|9백24명 대상 의식·생활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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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대생의 과반수 이상이 대학생활에 지장을 받으면서도 중·고교생 과외를 하고 있으며 과외 등 부직활동으로 버는 월 평균수입은 36만여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학교 행정·복지시설·수업환경 등에 상당한 불만을 나타냈으며 학교 내에 이기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사회학 연구실습팀(지도교수 홍두승)이 5월28일부터 6월6일까지 서울대생 9백34명(여 2백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대생의 의식과 생활에 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조사기간 현재 과외 등 부직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은 59.2%이며 부직 중 과외가 차지하는 비율은 97.5%로 나타났다.
학년별로는 2, 3학년의 부직활동률(각각 64.7%, 61.5%) 이 1, 4학년(53.2%, 58%)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1, 4학년의 경우 각각 대학생활에의 적응과 진로문제에 시간을 많이 뺏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들은 월 평균 용돈은 15만∼19만원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부직활동으로 얻는 월 평균수입액은 이 보다 훨씬 높은 36만5백원이었다.
부직으로 버는 최고 수입은 1백만원, 최저수입은 3만원이었으며 41만원 이상의 고수입을 올리는 학생도 11.6%에 달했다.
과외를 했거나 현재하고 있는 학생은 81%로 이들의 과외시간은 매주 11∼16시간이 가장 많았다(65.2%).
과외경험자의 65%는 과외가 학과공부·독서에 지장을 주며 서클활동 및 각종모임 참석에 방해가 된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과외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용돈 마련(47.9%), 생활비 마련(43.8%)을 꼽았고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입시위주 교육에 기생(45.6%), 소비적인 생활(38.4%), 교육기회의 불평등(23.2%)등을 지적했다.
1학년생을 뺀 2, 3, 4학년생(6백96명)에게 서울대 교제문화의 변화를 물은 결과 55%가 이기적이고 정이 없어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대답했고 그 원인으로 사회전반의 이기주의 확산(55.6%), 대학생들의 안정·출세 지향적 경향(32.1%), 전인교육부재(6%) 등을 열거했다.
대학의 역할에 대해 묻는 질문에 39.9%가 전인계발, 26.2%가 전문지식 교육을 들었으나 사회변혁이라고 응답한 학생도 21.9%나 됐다.
학생들의 전공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30.8%), 아주 만족(22.4%)이 불만(6%), 아주 불만(3.3%) 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교수의 강의태도·내용에 대해선 불만 또는 매우 불만이 각각 26.7%, 26.5%로 만족 또는 매우 만족(24.4%, 21.6%) 보다 높았고 강의시설에 대한 만족은 10.9%에 지나지 않았다.
도서관, 대학본부, 식당·매점 등 학교시설에 대한 만족도도 각각 22.7%, 6.8%, 7.3%에 불과해 도서관, 식당·매점의 경우 시설의 노후·부족, 대학본부의 경우 행정담당자의 권위주의적 태도가 가장 큰불만 이유로 나타났다.
우리의 교육현실에 대해 92.8%가 나쁜 편 또는 매우 나쁜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문제점으로는 ▲입시위주 교육 ▲교육내용에 대한 정부통제 ▲낙후된 교육시설 등을 열거했다.
학생들은 해결책으로 입시위주 교육 풍토의 개혁(36.3%), 전교조 활동강화(21.9%), 정부교육 정책개혁(20.2%)등을 들었고 전교조결성에 대해선 84%의 학생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의 졸업 후 희망진로는 진학(54%), 취업(21.6%), 국가시험 응시(10%), 사회운동(6.5%)순으로 나타났으며 여학생은 진학(56.7%), 취업(27.9%), 사회운동(4.7%), 국가시험 응시(4.3%) 순이었다.
여학생들의 90.1%가 취업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면서 차별 사례로 원서교부·응시상의 자격 제한(75%), 연수 및 그 이후 과정에서의 차별(56.5%), 면접시 불이익(53.5%), 군 필자가 산점부여(35.8%)등을 열거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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