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한국학 관련자료"|희귀 영문서적 6권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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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조선시대 우리민족의 각종 놀이의 원형과 당시 복식·생활상 등을 살펴볼 수 있는 19세기에 출간된 희귀 서적 6권이 연대 도서관에 기증됐다.
주영대사를 지낸 일엄 한표욱씨는 11일 자신의 모교인 연세대에 외교관시절 세계각국에서 수집한 한국학 관계서적 6점을 기증했다.
한씨가 기증한 책은『Korean Games』『Telegrams』『Life in Corea』등 영문책자6 권 이다.
이중 민속학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는『Korean Games』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 고고학·고생물학박물관장인 스튜어트 클린씨가 19세기 말 주미대리공사를 지낸 박용규의 도움으로 저술한 1백77쪽 짜리 영문책자.
저자자필서명 5백50부 한정판으로 1895년에 출간된 이 책은 겉면 양장에 태극 도를 사진으로 장식하고 책 중간마다 경남동래에 살던 기산 김준근의 낙관이 찍힌 컬러놀이그림 등 각종 놀이그림1백여 점이 수록돼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우리의 놀이는 연날리기·팽이 돌리기 널뛰기·추천놀이(그네 타기)·썰매타기·투전 등 20여가지.
특히 일반에 잘 전해지지 않고 있는「종경도치기」「동전던지기」등의 놀이도 그림과 설명이 자세하게 수록돼 있다.
종경도치기는 바둑판과 같은 모양의 판에 주사위를 던진 결과를 말로 놓아 가며 신분상승을 추구하는 벼슬놀이. 주사위 결과에 따라 고위신분까지 승진도 가능하지만「사약」을 받고 놀이에 지는 묘미까지 있는 놀이다.
또한 세관관리가 1902년부터 전국각지로 보낸 전보문필사본인『Telegrams Despatched from January 1902』도 구한말당시 우리의 무 역사 및 국내정세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기증서적은 연 전 출신 전직외교관인 한씨가 지난6일「원한경 탄신 1백주년예배」석상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적소유 사실을 언급한 뒤 기증의사를 밝혔고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연대도서관 김상기 사서과장은『기증도서6권은 모두 19세기말 우리의 역사·문화·정치·경제 등 사회 각 방면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연말까지 기증도서에 대한 자세한 연구를 마친 뒤 한정 부수로 재 출간, 학문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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