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에 약한…』부른 가수 고영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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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떠나간 여인을 미워하면서도 정에 약해 잊지 못한다는 좀 진부한 가사의 트롯『정에 약한 남자』를 시원스럽고 박력 있게 부른 고영준(34)이 트롯계의 새 별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정에 약한 남자』는 현재 MBC 라디오 인기가요 트롯부문 10위권, DJ연·DJ친목회 인기조사 5∼6위권, 8월 방송횟수 가요백선 10위권 등에 오르며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수라고 시작한게 10년이 넘었건만 변변한 히트곡 하나 없어 부모님께 말못할 불효를 했어요.(고영준은 고 고복수·황금심씨 부부의 큰아들이다) 트롯의 혈통을 잇기 위해 열심히 뛸 작정입니다.』
지난 76년『무지개 사랑』이란 댄스뮤직으로 데뷔했지만 군 입대 등으로 가수활동이 흐지부지됐고 제대 후 80년『어머님의 영광』이 준히트하면서 그해 TBC 남자신인가수후보로도 올랐으나 후속곡을 못 내놔 80년대 내내 간판가게·벌꿀장사·카페운영 등으로 전전했었다.
「노래가 가업인데도 다른 길에서 헤매는 자신이 부끄러워」10년만에 마지막 승부수로 띄운게『정에 약한 남자』인데 예상을 넘는 좋은 반응을 보여 이젠 자신감이 생겼단다.
『재기 곡을 준비할 때 어머니는 완강하게 가수활동을 반대하셨어요. 가수들의 불투명한 장래가 염려스러웠던거죠. 그러나 이젠 노구에도 불구하고 정성껏 도와주십니다.』
KBS 라디오 악단장 김인배씨는『그의 목소리는 고음과 저음은 아버지 고복수씨를, 가는 선의 비음은 어머니 황금심씨를 많이 닮았다』고 평했다.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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