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회에도 「중동그림자」”/하진량 중국IOC위원 단독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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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엔트리 마감 연장… 별탈 없을 것”
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당초 22일로 정했던 대회참가국의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일을 중동사태와 관련,9월5일께로 연기할 예정이다. 오는 9월 아시아스포츠의 최고지도자인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 피선이 유력한 허전량(하진량) 중국IOC위원 겸 중국 체육위 부주임은 아시안게임 개막 한달을 앞둔 21일 오후 북경대회조직위 사무실에서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중동 일부국가가 최근 사태로 인해 최종 엔트리 제출마감시한을 연장해주도록 요청해왔으며 대회조직위는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위원은 북경대회에 즈음하여 한국 매스컴과는 처음으로 갖는 이날 인터뷰에서 『중앙일보 독자에게 안부를 전한다』고 전제한 뒤 『「한국」이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해주어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대회 준비상황은.
▲34개 경기장과 46개 연습장을 이미 완공했다. 도로ㆍ녹화사업등 「하드웨어」는 모두 완성된 셈이다.
현재 전자설비등을 최종 점검중에 있으며 늦어도 9월5일까지는 마무리된다. 자원봉사자들의 훈련등 「소프트웨어」는 쉬운 일은 아니나 큰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 아직 작은 문제들이 남아있는데 시민들의 예의등이 그것에 해당된다.
­대회 준비경비는 모두 얼마나 들었나.
▲선수촌을 제외하고 24억 인민폐(RNBㆍ약 5억달러)가 소요됐다. 중앙정부에서 12억RNB,북경시 정부에서 5억RNB를 지원했고 나머지는 광고수입과 찬조금 등으로 충당한다.
­대회 준비기간중 기장 어려웠던 점은.
▲불과 3년 만에 경기장등을 완공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으나 북경시민과 국민들에게 대회개최 필요성을 설득하는 것도 간단치 않았다.
­귀국의 입장에서 볼 때 대회를 위해 큰 돈을 지출하고 있다. 대회 종료후 예상되는 결산내용은.
▲이익을 보느냐,손해를 보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물론 많은 돈을 투자하지만 주최국으로서 아시아 인민들의 단결과 이해,그리고 체육수준의 향상을 가져오게 된다.
귀국에 우호적이었던 OCA 회장인 쿠웨이트의 파하드의 사망,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정세가 대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중동의 돌연한 사태가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는 모든 아시아 인민의 공통된 희망이다. 오늘 (21일) 현재 38개 회원국중 불참을 통보해온 나라는 전혀 없다.
­중동사태로 최근 엔트리 제출마감을 연기해야 되지 않는가.
▲중동 일부국가가 최근 사태로 엔트리 제출시일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올림픽과는 달리 아시안게임은 너무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도 좋다고 본다. 연기해도 큰 문제가 없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한은 분단이후 가장 많은 국민들이 접촉하게 된다.
주최국으로서,같은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주최국으로서의 입장은.
▲우리는 일관되게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조선북방과 남방」이 서로 접촉하는 것은 주최국으로서 대단히 기쁜 일이다. 대회를 통해 상호 좋은 계기가 되고 유쾌한 생활을 기대한다. 남북관계를 완화시키고 상호 이해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남북한을 영문으로 표기하는 것은 OCA규정이 있으나 중문자로 표현할 경우에는 어떤 방침을 정했는가.
▲과거 북경에서 개최된 경기대회 관례에 따르겠다. 북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남은 「한국」이 된다.
­이 경우 남은 대한민국이 돼야 하지 않는가.
▲관례가 이미 말한 바대로이며 남은 「한국」이 될 것이다.
­이번 대회는 대만과 귀측도 대규모 접촉의 기회를 갖게 되는데…
▲아시아게임에 동시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동포끼리 만나 감정까지 교류하는 것은 대단히 기쁜 일이다. 그러나 작년 10월 대만과 체육교류협정을 맺은 뒤 일방적 통행만 계속되고 있다. 대륙 선수들은 아직 단 한번도 대만에서 경기를 갖지 못했다. 쌍방통행이 돼야 한다.
­북경은 2000년도 올림픽경기를 유치하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베를린이 이미 유치의사를 밝혔다. 귀측의 입장은.
▲96년 올림픽은 6개 도시가 경쟁하고 있다. 북경의 적지않은 관계자들이 2000년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 아시안게임을 준비중이니 대회가 끝난 후 종합평가를 한 기초위에서 올림픽 유치를 적극 고려하겠다.<북경=박병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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