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 돕기'에 총리·외교관 부인 등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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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8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관. 물건을 옮기는 트럭과 곳곳에 쌓인 상자와 이를 옮기는 분주한 손길들로 부산하다. 한 구석에선 20여명의 여성들이 회의에 여념이 없었다.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회 위원들이다. 29일 열리는 '2003 적십자 바자'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과 조율을 하는 자리다.

이번 바자는 태풍 '매미'로 고통받고 있는 수재민의 구호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20여개국의 주한 외교사절 부인을 비롯, 정부투자기관.금융기관장 부인들이 참가해 식품과 의류, 생활용품을 비롯한 기증품과 재활용품을 판매한다. 자문위원들과 적십자사 가족들이 내놓은 재활용품을 싼 값에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영자(65) 자문위원장은 "적십자 바자에서 파는 새우젓은 품질이 좋다고 소문났을 정도"라면서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올해 목표액은 지난해(3억7천만원)보다 낮춰 3억원 정도로 잡았지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바자를 주관하는 곳은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한국전쟁 이후인 1955년 외국에서 온 구호물자를 나눠주거나 산모 구호 등을 위해 조직된 적십자사 봉사원을 후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당시 사회지도급 여성들이 만든 조직이다.

현재는 국무총리와 8개 부처 장관의 부인들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여성 4백50명이 전국 15개 지부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金위원장은 "바자에서 물건을 사는 것 만으로 소외계층을 돕는데 한 몫 할 수 있다"며 관심과 도움을 부탁했다.

하현옥 기자<hyunock@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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