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주부들, 대걸레를 밀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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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 중 1명, 55세 이상 노인 가운데 80%가 관절염을 앓고 있다. 관절염에 시달리는 중년 여성은 남성보다 3배 많다. 좌식 생활과 쪼그려 앉아 일하는 습관 탓이다.

나이가 들면서 관절은 점차 상처를 입는다. 두께도 얇아진다. 40세 이후부터 관절 연골 마모가 시작돼 70세 무렵이면 관절을 이루는 주위 뼈가 변형되면서 퇴행성 관절염 증세를 드러낸다.

여성의 관절은 남성 것보다 작다. 게다가 갱년기 이후 에스트로겐 분비 변화 탓에 연골이 급속히 약화된다. 가사 노동도 관절 상태 악화를 거든다. 쪼그리고, 비틀고, 구부리는 등 무릎과 허리 관절을 무리하게 움직이는 동작이 많다.

등받이 의자에 앉아 식탁에 일감을 놓고 일해야 관절에 좋다. 바닥에 앉아 일할 때는 방석을 깔거나 등을 벽에 대 쭈그려 앉지 않도록 한다. 10분에 한번씩 다리의 위치를 바꾸고, 30분에 한번은 일어나 스트레칭 해야 이롭다. 높이 20㎝짜리 받침대에 한쪽 다리를 번갈아 올려가며 설거지를 하면 허리로 가해지는 하중을 덜 수 있다.

오그린 채 손빨래를 하면 해롭다. 허리께까지 오는 세면대에서 허리를 펴고 한다. 꼭 바닥에서 해야겠다면 간이 의자에 앉는다. 이어 무릎을 쭉 펴고 다리를 벌린 가운데에 빨랫감을 둔다.

무릎을 130도 이상 심하게 굽히면 무릎 앞쪽 관절에 체중의 7 ̄8배에 달하는 무게가 실린다. 개운치 않더라도 엎드려 하는 걸레질을 포기하는 게 낫다. 봉 달린 걸레를 권한다.

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 셋 중 둘은 비만이다. 비만은 퇴행성 관절염의 주원인이다. 몸무게가 1㎏ 늘면 무릎에 전달되는 압력이 4 ̄7배 증가한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궁윤배 과장은 "자주 쓰지 않은 기계가 녹슬 듯 관절도 아프다고 그냥 두면 점점 기능을 잃고 만다. 관절을 움직이지 않고 한 자세로 장기간 고정하면 관절 연골의 약화와 변성이 초래된다.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일수록 꾸준한 운동은 필수"라고 밝혔다.

물론 관절에 심한 충격을 주는 운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걷기나 수영, 물속에서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이 효과적이다. 주 3 ̄4회, 한번에 30분 쯤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전에 반드시 몸을 풀고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중단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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