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북 화물선 1척 또 억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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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 화물선 강남 1호가 홍콩 당국에 계속 억류 중인 가운데 또 다른 북한 선박 한 척이 홍콩에서 억류 중이라고 한 소식통이 26일 전했다. 이에 따라 유엔의 대북 안보리 1718호 결의 이후 홍콩에서 조사를 받고 억류된 북한 선박은 두 척으로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25일 오후 2시47분 북한 화물선 강남 5호가 입항과 동시에 홍콩 해사처 조사원들에 의해 조사를 받고 출항금지 조치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남 5호는 700여 t 규모이며 동남아 일대를 돌며 각종 화물을 운반하는 선박으로 알려졌다. 조사관들은 이 선박을 상대로 한 안전관련 조사를 해 10여 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으며, 이후 곧바로 출항을 금지시켰다.

강남 5호는 강남 1호와 마찬가지로 대만 가오슝(高雄)을 경유해 홍콩에 도착했다. 이 배는 홍콩 입항 당시 화물을 싣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강남 5호가 홍콩에서 폐금속을 싣고 가오슝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가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배가 무기 등 불법 화물 적재 의혹과 관련, 미국 정보 당국이 추적하고 있는 북한 선박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CBS 등 미국 언론은 20일 유엔이 금하는 불법 화물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 한 척이 홍콩으로 향하고 있으며 정보 당국이 이 배를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한편 22일 입항해 선박과 항해 안전관련 조사를 받은 강남 1호는 5일째 홍콩항 외곽에 억류돼 있다. 홍콩 해사처는 이와 관련, "지적받은 25건의 안전 관련 위반사항이 해결되지 않아 출항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홍콩 주재 북한영사관은 두 척의 선박이 조속히 출항할 수 있도록 홍콩 해사처에 요구하고 선적 관련 회사에 전화를 걸어 억류 이유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홍콩 해사 당국은 불법 사항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출항을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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