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車 믿어도 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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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출범 이후 3년만에 흑자전환, 대우인천차 조기 통합에 이은 해고노동자 1600명 복직, 수출 100만대 돌파, 글로벌 소형차 및 경차 개발 본부 선정'

GM대우자동차가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지난 2002년 회사 출범 당시 40여만대에 불과하던 판매대수가 3년만에 115만대를 돌파하는 등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형 확대에 신경을 쓴 탓인지 '품질'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자동차 품질의 잣대라고 할 수 있는 '제작결함 시정(리콜)' 건수가 다른 업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집계된 국산차의 리콜 대수는 8만7484대. 이 가운데 GM대우차가 7만1685대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GM대우차의 리콜 대수(6만3928대)보다도 1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52만여대를 리콜했던 기아차는 올해 537대에 그쳤고 10만3547대를 리콜한 현대차도 1122대로 크게 줄어 GM대우차와 대조를 보였다.

이같은 리콜 건수 증가는 자동차를 직접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다.

지난 23일 소비자조사전문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가 국내 완성차 5개사 제품에 대한 '완성차업체별 종합 체감만족률'을 조사한 결과 GM대우차의 품질 만족률은 52.6%로 전체 평균(61.5%)에 크게 못미치는 것은 물론 5개사 중 최하위의 성적을 거뒀다.

GM대우차를 구입한 705명 중 52.6%만이 8점(10점 만점) 이상의 점수를 부여했다. 나머지 응답자는 모두 7점 이하의 낮은 점수를 줘 GM대우차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셈이다.

'품질만족률'은 해당 완성차 업체가 생산, 판매한 차량의 잔고장 및 내구성 등 품질 전반에 대한 운전자들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GM대우차는 영업.마케팅 만족률과 애프터서비스 만족률, 품질만족률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 종합 체감만족률에서도 쌍용차와 함께 모든 부문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인수한 뒤 영업력은 확대됐지만 품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는 여전히 얻지 못하고 있다"며 "쌍용차의 경영이 노사분규 등으로 정상적이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GM대우차가 모든 면에서 최하위로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GM대우차의 품질 문제는 지나친 외형 성장 정책에 따른 반작용 때문으로 보인다"며 "특히 판매 확대를 위해 토스카, 윈스톰 등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품질을 꼼꼼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소비자 불만은 GM대우차의 내수 판매 추이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2002년 15만9000여대에 달하던 내수 판매는 2003년 12만7000여대, 2004년 10만4000여대, 2005년 10만7000여대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올해 내수 실적은 윈스톰 등 잇따른 신차 출시에 힘입어 전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한편 GM대우차는 리콜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GM대우차 관계자는 "그동안 리콜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했는데 최근 들어 소비자 보호와 품질보증에 적극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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