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박성진씨|"놀이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 일깨우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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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각종 단체나 모임에서 연수회·단합 대회·캠프 등의 행사가 점점 늘어나고 이때마다 「회원간의 친목과 단합」을 위한 레크리에이션이 필수적으로 따르게 마련이다.
소규모 모임에서는 소속원 중 게임 리더의 자질이 있는 아마추어들이 대충 이끌기도 하지만 규모가 커지고 모임의 목적이 단순한 친목 차원을 넘어 공동체의식을 높이고 단결력을 키우는데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된다.
더구나 웬만한 기업체들은 사원 교육, 특히 신입사원 교육에는 대부분 이들을 초빙해 위탁 교육을 시키고있다.
『단순한 게임의 나열이나 놀이차원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서로간의 사랑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업체에서 이런 것을 원하고요.」 지난 83년부터 전문 직업인으로 레크리에이션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박성진씨 (31·한국 레크리에이션 연구원 대표)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박씨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은 ▲기업체 팀웍 훈련 ▲캠프파이어 ▲각종 체육 대회·창립 행사·송년 파티·야유회·캠프 등의 기획 및 진행 ▲행사 장소 섭외 ▲게임 도구 제작 및 대여 ▲밴드 및 연예인 섭외 등 레크리에이션 지도자를 게임 리더 정도로 생각했던 사람들은 무안해 질 수밖에 없다.
현재 레크리에이션 지도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지도자들은 전국에 1백명 정도. 레크리에이션 지도자가 전문 직업인으로 정착된 시기를 대강 80년도 이후로 잡고 있으니 박씨는 상당히 고참축에 속한다.
박씨가 본격적으로 레크리에이션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재학 중이던 지난 79년. 이미 교회와 학교의 오락 부장·섭외 부장 등을 거치면서 경험을 축적했던 박씨는 당시 YWCA에 아르바이트를 하러갔다가 본격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게 된다.
83년 군에서 제대한 후 직업으로 삼기로 작정하고 한국 레크리에이션 교육원을 차리고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까지 마쳤다.
『처음에는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수입도 일정하지 않다 보니 안정된 직감에 대한 유혹이 무척 강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직업도 다 좋지만 나는 항상 웃는 사람들만 상대하니 얼마나 좋은 직업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선경·안국화재 등의 사원 교육, 현대중공업 하계 수련회, 어머니 노래 교실 등 2개월간 스케줄이 미리 잡혀 있을 정도로 바쁜 박씨의 한달 평균 수입은 4백만∼5백만원. 사무실 임대료와 직원 경비를 제해도 2백만원 정도는 손에 쥔다고.
그러나 기업체일 경우는 시간당 10만원 정도가 책정돼 있지만 그의 행사는 성격과 규모에 따라 강사료가 다르기 때문에 지도자들의 수입도 천차만별이다. 『한가지 게임이라도 때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합니다. 한가지를 갖고도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지요.』
누구든지 레크리에이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박씨는 다만 사회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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