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별자리 동화집 펴낸 작가 김태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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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별만큼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별들에 얽힌 신화를 우리 문화, 우리 정서에 맞게 써내 어린이들 각자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별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국내 처음으로 별자리를 소재로 한 동화 『꿈꾸는 황금 사자별』을 펴낸 작가 김태영씨(42·리나 유치원장)는 『어린 시절부터 길동무가 돼 주었던 별들에 대한 묵은 빚을 이제야 갚는 것 같다』며 웃는다.
영산강가에 있는 전남 나주군 왕곡면 송죽리에서 나주에 있는 학교에 다니느라 밤길을 곧잘 걸었던 그가 별자리 동화를 쓴 것은 어렸을 때의 추억을 되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름 모를 별들에 대한 동경을 책을 통해 구체화시키고자 애썼으나 생소한 이름들로 가득 쓰여진 신화나 자연 시간의 별자리이름이 너무 어려워 포기하고 말았던 기억을 갖고 있는 그는 지난해 어른을 위한 별자리 책이 나오자 자극을 받아 동화 집필에 들어갔다.
지난 겨울부터 약 반년에 걸쳐 집필한 『꿈꾸는…』은 북쪽 하늘 별자리 등 5개 별자리에 걸쳐 각 3편씩 모두 15편의 동화가 실려있다. 대개 제우스와 헤라를 주축으로 한 그리스신화를 뼈대로 해 꾸며졌지만 「오리온을 쫓는 애꾸눈 전갈」 「여름을 훔친 인디언 족장」을 비롯한 완전 창작동화도 있다.
『작중 인물이나 동물들의 이름을 짓는데 가장 애먹었다』며 그리스신들의 이름과 어울리는 우리 이름을 찾아내는데 1주일씩이나 걸렸다고 했다.
지난해 써낸 『초록반 아이들』 『아기씨 꽃씨 사랑의 씨』들이 잇따라 좋은 동화로 평가되며 주목받는 동화 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김씨는 이 책이 별을 잊고 지내는 도시 어린이들이나 막연히 별을 바라보는 시골 어린이들 모두에게 우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징검다리 구실을 해 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서울 한복판·아파트 옥상에 누워서도 별은 보입니다. 단지 흐릴 뿐이지요. 별을 보고자하는 마음, 책 속에 담겨있는 꿈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는 편집과정에서 분량이 넘쳐 미처 수록하지 못한 3편의 동화를 비롯, 또 한 권의 별자리 동화집을 내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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