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단 주부근로자 급증/전체의 11%/150개 업체에 만여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이직 적고 생산성높아 인기/일부선 5년내 생산직 80%를 채울 계획
국내 최대규모인 서울구로공단에 「주부열풍」이 불고 있다.
몇해전까지만해도 미혼 여성근로자들이 독무대를 이루었던 구로공단에 최근들어 주부 취업붐이 일기 시작,지난 한햇동안 1천여명의 주부근로자가 늘어나는 등 현재 공단입주업체 2백40개중 1백50개업체에서 1만여명의 주부들이 생산라인에 참여,전체근로자 9만6천명중 11%를 차지해 우리의 고용구조가 점차 선진국형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처럼 공단에 주부근로자가 크게 늘고있는 것은 미혼여성들이 점차 생산직종사를 기피,이직률이 심한데 비해 주부근로자들은 일단 채용되면 이직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생산성이 10∼15%나 향상되는데다 노사분규때는 업주와 미혼근로자들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해 원만한 노사관계와 화목한 회사분위기조성에 큰 역할을 담당,업주들이 앞 다투어 주부근로자 채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단본부는 산하에 기혼여성취업상담실을 마련,주부들의 취업을 적극 알선하고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유아원을 운영,주부들이 자녀돌보기 걱정없이 생산에 참여하도록 돕고있다.
봉제업체인 대선산업은 근로자 2백명중 30명이 주부이고 전자업체인 한마벨은 1천2백명중 1백50여명이,1회용주사기 제조업체인 한국메디칼샤프라이는 1백50명중 60여명이 각각 주부근로자들이다.
공단내 기혼여성취업상당실장 한미화씨(38ㆍ여)는 『최근들어 1주일 평균 30∼40명의 주부들이 취업상담을 해 이중 80%정도가 취업을 하고있는데 각 기업에서 원하는 70∼80명선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3년안에 공단 근로자의 50%가 기혼여성으로 채워져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고용구조와 비슷하게 될것』으로 전망했다.
주부 사원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숙련공이 많은데다 미혼여성들보다 이직률이 낮아 생산성이 10∼15% 높다.
협진양행 인사주임 최설호씨(35)는 『미혼사원은 월평균 10여명씩이 이직을 하지만 주부사원은 월 1명꼴도 안되는데다 주부사원들이 노조대신 노사협의회를 구성,노사문제를 원만히 풀어나가는데 앞장서준 덕에 사내분위기가 화기에 넘쳐 생산성이 20%나 향상됐다』면서 『앞으로도 주부채용에 주력,4∼5년안에 생산직의 80%를 기혼여성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로공단본부는 주부사원들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기혼여성 취업상담실을 운영,매주 금요일 오후2시 본부회의실에서 채용희망업체대표와 취업희망주부들 사이에 간담회를 주선,주부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각 사업체들도 기혼여성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위해 사내유아원을 운영,주부들이 자녀를 맡기고 안심하고 작업에 종사하도록 하고있다.
협진양행은 주부사원 90명이 출근때 자녀들을 데리고와 사내유아원에 맡기고 일을 한후 퇴근때 데리고 가고있다.<최형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