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계시 20초6기록 「제2 장재근」 기대 19세 재미교포… 「북경」겨냥 비지땀 맹혼|남자육상 200m종목 새 기대주 김동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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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아시안게임을 연패(연패)했던 아시아의 황금다리 장재근(장재근·28·한전)의 쇠퇴로 메달가능성이 희박해져가던 육상남자 2백m종목에 예기치 않은 신인준족이 출현, 육상계를 흥분시키고있다.
기대를 한몸에 받고있는 선수는 재미교포 김동환(김동환·19·미국엘카미노대2년). 9∼10일의 북경아시안게임 육상대표 최종선발전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3일 부친 김근영씨(57·자동차정비업)와 함께 귀국, 서울체고에서 비지땀을 흘리고있는 김은 『꼭대표로 선발돼 북경대회에서 기필코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남자2백m는 한국육상의 얼굴격이자 자존심이 걸린 종목.
간판 장재근이 지난 두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바 있고 특히 지난 85년 장이 수립한 20초41은 아직까지 아시아 최고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장이외에는 뚜렷한 신인이 나오지 않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칫 노메달에 그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
더구나 장은 노쇠와 허리부상의 장기화로, 이번 최종선발전에 출전조차 못하며 장의 국내라이벌로 부상했던 유호택(유호택·21·유원건설)도 지난해 최고기록이 21초33에 그쳤고 지난달 종별선수권대회에서도 21초52로 뒷걸음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모습을 보인 김동환은 지난달 캘리포니아의 마운틴 색 릴레이대회에서는 수동계시로 20초60(자동계시 20초84수준) 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작성, 같이 출전했던 일본대표선수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3위를 차지했다는것.
김은 이에앞서 지난4월 벌어진 미국남가주 선수권대회에선 21초24를 마크했었다.
국내육상계는 이번 북경대회의 금메달안정권을 20초70∼80대로 보고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뉴델리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일본의 오쿠야마 요시히로의 20초80에 근거한 것.
김이 크지않은 체구(1m76㎝·73㎏)에도 이같이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는데는 원래 힘이 좋은데다 미국인 애미 아치코치의 탁월한 지도때문.
아치코치는 서울올림픽 4백m 금메달리스트인 스티브 루이스와 최근 새로 1백·2백m 미국대표팀에 발탁된 마이크 마시를 발굴, 지금까지 지도하고 있는 인물.
김의 훈련을 살펴본 상비군의 이준(이준·서울체고교사) 코치는 『스피드와 지구력이 뛰어나다. 폼이 큰 서구식 스타트자세와 팔동작등 몇가지만 보완하면 기대할만 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무리 힘이 좋아도 그체격으로 장·유를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선발전때까지는 지켜봐야 할것』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도해 10일의 한판레이스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코치등은 『체격은 문제가 안된다. 인도네시아의 레스타리는 1m68㎝의 작은 키로도 1백m를 10초30대로 달리지 않느냐. 문제는 김이 미국과의 날씨차와 시차를 빠른 시간내에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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