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비디오 만들기 … 시간 가는 줄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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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전국평생학습축제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부산시교육청이 마련한 '추억의 옛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부모들이 풍금과 난로, 양은도시락, 나무의자, 책상, 책가방 등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송봉근 기자

1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실내 전시홀에 마련된 생체환경탁본체험 부스. 조경란(69.여.경남 창원시 명서동)씨가 반으로 접은 하얀 손수건 사이에 풀잎을 넣고 비닐을 덮은 뒤 동전을 가지고 문지르자 손수건에 풀잎이 생생하게 찍혔다.

조씨는 "천연 염색은 해봤지만 자연 생물을 이용한 탁본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며 "나이 들어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구리시가 마련한 이 부스에는 머리가 하얀 할머니들이 많이 몰려와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환경탁본을 배웠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제5회 전국평생학습축제에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하고 부산시교육청과 해운대구청이 주관해 3일까지 벡스코 등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에서는 '배움의 물결, 평생학습의 돛을 올려라'는 주제로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평생학습 프로그램 167개가 소개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전국 512개 기관.단체가 참가했다.

솟대 만들기(창원도서관)에서는 전주에서 온 백현우(38)씨가 부인과 딸 둘과 함께 대나무로 솟대를 제작하느라 바빴다. 백씨는 "주5일 근무제 시행 이후 가족끼리 체험할 수 있는 이런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선대 평생교육원이 개설한 '가훈 써주기'코너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려 준비한 하루치 합죽선 200개가 3시간 만에 동났다.

세대통합 교육프로그램인 '어느 날 당신이 80세가 된다면'부스(인천 어진샘 노인복지회관)도 관심을 끌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노안.백내장 체험과 철로에서 경고음 듣고 반응하기 등 노인들의 신체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 이유래(17.고교 2년)양은 "특수 안경을 써보니 앞이 잘 안 보여 답답하다"며 "앞으로는 지하철에서 어른들을 만나면 자리를 양보해야겠다"며 웃었다.

'나만의 뮤직 비디오 만들기'에서는 특수효과 등을 활용해 유명가수처럼 화려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CD에 담아 갈 수 있다. 이 축제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정한 평생학습 도시를 돌아가면서 해마다 열린다. 내년에는 창원에서 개최된다.

글.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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