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부터 고개숙여/한풀꺾인 부동산 열풍… 대책과 전망(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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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수요 없앨 지속적 대책 절실/아파트ㆍ주택등 공급확대가 우선
아직 안심할 수는 없지만 부동산투기나 부동산가격의 폭등세가 일단 주춤하거나 가라앉기 시작했다는 것은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고 자금의 흐름이 크게 꼬여있는 상태에서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동향의 특징은 연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 부동산값 폭등을 주도했던 전세값이 이번에도 가장 먼저 진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같은 현상은 ▲3월말 국세청에 전세민원 신고센터가 설치되는 등 과도한 셋값인상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데다 ▲2∼3월의 이사철이 지나며 수요가 크게 줄었고 ▲특히 전세값 폭등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남지역이 새학기가 시작돼 8학군 지역으로의 전입붐이 일단 멎었기 때문.
이에따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구하던 셋집ㆍ셋방이 이제는 부동산에 내놓아도 얻으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안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보다 한달가량 늦게 오름세가 시작됐던 지방의 경우에는 아직도 강세가 계속되고 있으나 점차 전세 매물은 늘고 수요는 주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택의 경우 값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하순이후 오름세는 일단 멎은 상태로 특히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호가만 무성한 상태다.
이는 올들어 4월초까지 석달남짓동안 아파트등 집값이 폭등하며 『너무 올랐다』고 생각한 실수요자들이 구매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
또 집을 팔아도 당장 이사갈 곳이 마땅치않기 때문에 매물도 없어 「사자」「팔자」가 모두 끊긴 상태다.
이와함께 ▲올 하반기부터 신도시 분양이 본격화되면 공급물량이 크게 늘 전망인 데다 ▲가을부터 실거래가격에 가까운 공시지가가 대폭 확대적용되는등 세부담이 늘게되는점 등도 가격진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야의 경우 4ㆍ13부동산대책과 토지거래허가제의 확대적용등 「직격탄」이 잇따라 터지며 투기붐이 일단 멎었다.
동해안ㆍ서해안등 개발예정지역 및 휴전선부근등 지방 임야지역의 경우 서울등지에서 몰려온 가수요자들로 주로 거래가 이뤄져 왔기 때문에 이들이 자취를 감추며 매기도 끊긴채 가격형성도 안되고 있다.
이에따라 서산ㆍ동해시 등에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었던 부동산중개업소도 이달들어 현지인외에 대부분 철수,썰렁한 상태다.
그러나 사무실ㆍ상가는 사려는 사람은 많으나 나오는 물건은 없는 수급불균형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건축중인 신규물량공급이 본격화될 연말께나 돼야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또 임야의 경우는 정부의 투기억제시책등 인위적인 요인에 따른 진정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주택값은 4ㆍ13조치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동안의 과도한 가격상승에 따른 반작용으로 거래가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오를 소지를 안고 있어 아직은 불안한 상태다.
따라서 부동산값 안정을 위해서는 가수요가 근절될때까지 투기억제시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되 아파트등 주택과 사무실ㆍ상가의 공급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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