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구속이 "불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울산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90년 임금교섭등 단체교섭이 진행중인 전국사업장에 적신호를 울려주고있다.
「분규의 도미노현상」을 감안할때 현대중공업노조의 파업사태는 창원공단등 경남북지역 산업체단체교섭의 시금석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분규는 그동안 경찰의 수배를 받아온 노조수석부위원장 우기하씨(31)가 지난20일 경찰에 구속됨으로서 표면화됐으나 사실상 지난2월 현 노조위원장 이영현씨(29) 가 취임1개월만에 구속되면서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이씨는 지난해12월 우씨와함께 89년봄의 현대중공업 노사분규와 관련 구속기소된 파업지도부위원장 이원건씨(38)의 석방을 위해 조합원 1만여명을 인솔, 재판이 진행중인 부산지법으로 가다업무방해혐의로 구속됐으며 우씨는 회사측의 고소로 수배를 받아왔다.
이위원장의 구속에 이어 우수석부위원장마저 구속되자 노조측은 지난22일 비상대의원 대회를 개최, 23∼24일 양일간 태업에이어 25일부터 파업에 돌입키로 결의했다.
25일로 예정된 단체교섭을 앞두고 노조측이 이같이 강경방침을 결정한것은 노사문제가 발생할때마다 회사측이 업무방해등을 이유로 노조간부를 고소·고발하고 구속시키는것은 노조의 조직력과 힘을 약화시키기위한 노조탄압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조측은 파업결의에 앞서 지난21일 비상대의원대회를 열고 우수석부위원장등 노조간부4명에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해줄 것을 회사측에 요청했으나 희사측이 반응을보이지않자 2일간의 태업에 이은 파업을 결정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단체교섭을 앞두고 노조측이 기선을 잡으려는 복선도 깔려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한 회사측입장은 전혀 다르다.
회사측은 노조의 실력행사가 조업중단과 폭력시위로 치닫는 근본적인 원인은 노조의 순수성이 결여된데 있다고 보고 있다. 울노협등 일부 노동단체와 연결돼 있는 60여명의 강성근로자들로 인해 노조가 제구실을 하지못한다는 것이 회사측의 주장. 단체교섭개시 하루를 앞두고 노조측이 조업중단·파업을 결의한것은 이같은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기때문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분석이다. 25일 오전부터 시작된 현대중공업의 파업으로 울산이 다시술렁이고 있다. 그여파가 다른 기업체에 미칠 영향을 감안, 노사가 현명한 사태해결을 위해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울산=김형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