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항공업계|재편작업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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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92년말로 예정된 EC(유럽공동체) 시장통합을 앞두고 회원국 12개국 항공사간의 합법·매입등 항공업계재편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EC위원회는 93년1월부터 회원국과 제3국간의 항공교섭창구를 위원회로 단일화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미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EC가맹12국이 제3국과 맺고있는 당사국간 항공협정은 약6백여개로 운항대수·좌석수 등은 수급동향에 따라 정기적인 양국간협의에 의해 조정되어 왔다.
그러나 93년1월부터 EC회원국간의 항공노선은 국내선으로 취급될 예정이어서 기존의 항공협정이 전면 재조정될 필요가 생겼다.
예컨대 미항공사가 EC내 여러국가에 걸치는 항공노선개설을 원할 경우 EC위원회가 항공회사를 대표해 협상에 나서게 되는것이다.
EC위원회는 이를 위한 전단계로 92년말까지는 EC회원국의 항공회사가 제3국과 항공협정을 경신할 경우 EC위원회의 인가를 받도록 방침을 정해 놓았다.
이에따라 EC내 항공사들은 영향력증대를 위해 지분확보에 주력하는등 격심한 새로운 경쟁을 벌이고있다.
수송량(대수·좌석수)·운임의 규제가 대폭 완화됐으며 지금까지 각국 항공사간에 균등하게 배분되던 수송량도 사세에 따라 최고60%까지 차지할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따라서 EC내 항공사들은 합병·매입등을 통한 사세확장으로 살길을 모색하고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벨기에의 사베나항공, 영국항공(BA), 네덜란드의 KLM항공사가 60, 20, 20%씩 공동출자해 새로 만든 사베나월드항공사.
이 급작스러운 창업은 자유경쟁시대에 대비해 EC위원회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거점을 확보하려는 BA·KLM등 유력항공사의 의도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쓰던 사베나사의 이해가 일치, 성사되었다.
프랑스국영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올해초 민간항공사인 유니언 트랜스포트의 주식 45%를 매입, 아프리카·중동노선을 확보함으로써 유럽최대의 항공사로 등장했다.
EC통합전에 이미 이같은 분야별 산업통합이 개시됐다는 점에서 한국의 EC진출방안 마련은 더 이상 늦출 수 없을 것 같다. 【파리=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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