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대도 수시모집 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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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주 하버드대에 이어 18일 프린스턴대도 수시모집(early admissions)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린스턴대는 하버드대와 마찬가지로 2008학년도부터 정시모집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이처럼 유명 대학들이 입학제도를 손질하고 나선 것은 복잡한 입시제도가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가난한 학생들에게 불리하다는 비판 때문이다.

셜리 틸먼 프린스턴대 총장은 이날 "수시모집이 기득권층에 이중의 혜택을 주고 있다는 (하버드대 총장의) 지적에 동의한다"며 "제도 변경으로 복잡성과 불공정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학의 수시모집은 정시모집보다 3~4개월 앞서 입학 전년 가을에 대입 지원서를 내고 12월에 합격 여부를 통보받는 방식이다. 프린스턴대는 올해 신입생 1230명의 절반가량을 이런 방식으로 선발했다.

특히 프린스턴대는 수시모집 응시생들에게 합격할 경우 반드시 등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합격하더라도 다른 대학을 선택할 수 있는 하버드대의 수시모집(early action)보다 폐해가 더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가난한 학생이 여러 대학의 장학금 혜택을 비교해 본 뒤 입학할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막기 때문이다.

하버드.프린스턴대의 제도 변경은 경쟁력을 우선했던 미국 대학들이 점차 교육 기회의 평등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6월에는 암허스트.윌리엄스.스워스모어.바나드 등 11개 대학 총장이 뉴욕에서 모여 대학 간 무한경쟁을 유발하는 수시모집 제도의 폐해를 성토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신입생의 20%를 빈곤층에 할당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한편 주립대로는 델라웨어대가 6월 가장 먼저 수시모집을 폐지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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