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말 안 듣는 아이에게는 이렇게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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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매사 부모의 뜻대로 움직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이를 키우다 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 때문에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던 경험이 있는 것은 그래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화를 내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대화로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지혜로운 부모다.

웅진교육문화연구소 김현지 연구원은 "화내기 전에 아이를 대화로 설득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아이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는 성인과 전혀 다른 사고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이에 맞춰 대화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연구원의 도움말로 아이 유형별 문제 해결 대화법을 알아본다.

◆자기 고집만 피우는 아이=고집을 피우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 우선 아이가 고집 피우는 원인을 묻고 "네가 그렇게 생각했구나" 하고 공감해 준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느낌을 상상할 수 있도록 "네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너라면 상대방이 어떻게 해주기를 바랄까"라고 질문하면서 스스로 고집을 철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매사에 불만이 많은 아이=썩 잘한 일이 아닌데도 부모가 무조건 칭찬을 해주는 환경 속에서 자라면 남들이 조금만 자기를 주목하지 않아도 화가 나고 불만스러워진다. 따라서 아이의 능력이나 재능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말해 주어야 한다. 불만이 많은 또 다른 이유는 부모의 말투를 그대로 배워서다. 부모가 평소 자녀에게 못마땅한 일이 있을 때마다 툴툴대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부모에게 불평을 늘어놓게 된다. 아이를 비난하기에 앞서 부모 자신의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

◆부모에게 대드는 아이=부모는 자식이 대들면 무시당했다는 기분에 이성을 잃기 쉽다. 그래서 자녀가 굴복할 때까지 야단을 치거나 막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가 대들 때는 오히려 목소리를 낮춰 "네가 한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하고 물으며 객관적인 판단을 도와야 한다. 이 방법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부모의 권위도 차츰 회복할 수 있다. 또 자녀를 이성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지니게 돼 아이 또한 부모에게 대들지 않게 될 것이다.

◆이유없이 자주 짜증내고 화내는 아이=화를 해소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화가 나면 숨을 깊이 들이마시라든지, 마음속으로 10까지 세어 보라고 하든지, 잠시 밖에 나갔다 들어오라고 하든지 아이가 스스로 화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부모에게 자신의 요구를 주장하려고 화를 내는 경우에는 아이가 진정된 뒤 왜 화가 났는지 묻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 굳이 화를 내지 않아도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 주는 게 중요하다.

◆실수를 반복하는 아이=부모가 조급해하면 아이는 더욱 주눅이 들어 실수를 반복한다. 아이가 같은 문제를 틀리더라도 비난은 삼가야 한다. "아직도 잘 모르겠니?" "어떻게 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하고 함께 고민하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핑계를 대는 아이=부모가 화를 내면 아이는 더 많은 핑계를 늘어놓을 수밖에 없다. "열심히만 하면 결과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격려하면서 부모가 아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변명하는 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네가 얼마나 신경 써서 열심히 했는지 아니까 괜찮다"라고 말해 주자. 그러면 아이도 차츰 핑계를 대지 않고 부모 말을 잘 듣게 된다.

정리=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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