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시안' 오락가락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이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고 있다고 18일 헤럴드생생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가 지난 8일 발표한 2008학년도 입시안의 '뜨거운 감자'였던 비교과 영역의 공인어학시험반영 논란은 서울대의 철회로 일단락됐지만 논술 강화로 인한 본고사 부활 논란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서울대는 뒤늦게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벌써 타대학의 논술 강화 '도미노현상'으로 이어지는 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일주일 만에 번복한 입시안=서울대는 토익(TOEIC), 토플(TOEFL) 등의 어학성적을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비교과 영역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발표 일주일 만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지난 15일 서울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08학년도 정시모집 '비교과' 영역 평가에서 모든 외국어의 공인 어학능력시험 성적을 어떤 방식으로든 반영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는 어학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학교 일선 교사들의 평가를 참고하겠다"고 밝혀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일선 학교에서는 앞으로 비교과 영역에서 외국어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빼는 것인지 알 수 없어 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본고사 부활을 둘러싼 갑론을박=서울대가 논술비중을 기존 10%에서 30%로 높인 데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타 대학들도 논술강화에 나서는 등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고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세간의 분석이 나오자 학부모와 학생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대는 일단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17일 "2006학년도 지원자를 대상으로 점수 분포를 통한 전형 요소별 영향력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학생부 성적이 논술보다 배 이상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통합 교과형 논술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공교육시스템 안에서 논술 교육의 활성화가 어려운 것은 물론 지난해 2.28%에 불과한 학생부의 실질반영비율을 서울대가 얼마나 높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 15일 서울대 입시안 철회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연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범국민교육연대, 아이들 살리기운동본부 등 교육 관련 3개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대 입시안은 사실상 본고사의 부활"이라며 "논술과 면접이 당락을 좌우해 사교육을 부추기고 교육의 공공성을 파괴할 것"이라며 비난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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