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운동 1세대' 박선원 비서관 회담 배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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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운동권에 몸 담았던 386에서 한.미 정상회담 배석자로….'

15일 미 워싱턴 백악관의 정상회담에 배석한 박선원(43.사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의 경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82학번인 그는 1985년 서울 미 문화원 점거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돼 구속됐다. 당시 미 문화원을 점거한 대학생들은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미국의 공개 사죄를 요구했다.

박 비서관은 점거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연세대 삼민투 위원장으로서 이를 배후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반미 운동 제1세대'인 셈이다. 그는 영국 워릭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도 광주민주화운동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집중 연구했다. 이후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교수, 대통령직인수위 통일외교안보분과 자문위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행정관을 거쳐 올 2월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2002년 10월 이종석 통일부 장관, 서동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과 함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환수 필요성을 강조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이들은 "대북 협상력을 높이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군사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작권이 환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작권 환수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쟁 억지력은 미군의 (전작권이 아니라) 한반도 주둔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전작권 환수는) 미군의 주둔 명분을 강화시켜 준다"는 논리를 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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