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낀 문화재 "때 빼고 광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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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우리 고유문화 보존에 앞장서온 아름지기 주부 회원들은 매달 첫째, 셋째 주 화요일 창덕궁 환경 가꾸기 활동을 한다. 2003년 말부터 거르지 않고 해온 일이다. 5일에도 회원 12명이 조선 왕실에서 학문을 연마하던 주합루(宙合樓)에 낀 먼지를 털고, 거미줄도 제거했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는 남양유업.효성그룹.이건산업 등 아름지기 후원 3개사가 동참하는 행사도 열린다.

2006년 가을, 문화재 지킴이들이 전국을 수놓는다. 9일 오전 10시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리는 '시민과 함께하는 가을맞이 궁궐단장 행사'를 시작으로 서울.부산.제주 등 전국에서 '문화재 의병운동'이 잇따라 펼쳐진다. 중앙방송 히스토리채널과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으뜸 문화재 지킴이 대축제'의 특별행사가 열리는 것이다.

지역별 행사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기 고장의 문화재를 지키고, 가을도 만끽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박동석 사무관은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문화재를 가꾸고, 물려주는 것도 국보.보물에 못지 않은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에는 개인.가족.단체를 합해 6만여 명의 문화재 지킴이가 뛰고 있다.

문화재 보호활동을 블로그에 올리는 '으뜸 문화재 지킴이 대축제'의 열기도 높다. 6월 시작 이후 지금까지 모두 438개팀(개인 298명, 가족 109팀, 학교 31팀)이 신청했다. 주최 측은 보다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위해 대회기간을 8월 22일에서 10월 15일로 연장했다. 공부.놀이.봉사 3박자를 고루 갖춘 '문화제 대축제'의 의미를 키워보자는 목적에서다.

아름지기 전은정 사무국장은 "청소만 한번 해봐도 우리 문화재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며 "아는 만큼 보이고, (봉사)하는 만큼 기쁨도 커진다"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으뜸 문화재지킴이 대축제=우리 문화재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각자의 블로그를 만들고 운영하는 행사다. 중앙방송 히스토리채널(www.historychannel.or.kr)과 문화재청(www.cha.go.kr)이 주최하고, 문화부.교육부.중앙일보.조인스닷컴이 후원한다. 신청은 히스토리채널.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블로그는 조인스닷컴(blog.joins.com)에 개설된다. 활동 내용이 뛰어난 개인.가족.단체에 문화부 장관상, 교육부 장관상 등이 수여된다. 수상자는 11월 1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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