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 펼치는 한경직 목사(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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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제성장 이뤘다지만 아직도 빈곤층 많아요”/가진쪽서 물질의 나눔 실천/함께 사는 사회 만들었으면/교회힘만으론 벅차 각계 참여 있어야
우리 사회는 어느정도 경제성장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빈곤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또 구조적인 것이기도 하다.
종교는 이들 빈곤한 사람들에 대해 1차적으로는 직접 물질로서 그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인식을 높여 사랑이 충만한 사회로 바꾸어 나가려고 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1일부터 전국적으로 펼치는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도 그런 뜻에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을 앞장서 이끌고 있는 개신교계의 원로 한경직 목사는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이 정신운동임을 강조한다.
『기독교의 정신은 한마디로 사랑입니다. 시대에 따라 그 시대에 맞는 사랑의 표현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빈곤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쌀이 남아 돈다고 하지만 쌀이 없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우리 기독교인들은 쌀을 나누는 사랑을 실천하자고 나선 것입니다.』
한목사는 10여년전 자신이 영락교회를 직접 맡고 있을때 교인중에서 4백여가구에 대해 구호미를 주었는데 지금은 6백가구를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때 처럼 절대빈곤은 아니더라도 아직도 배고픈 사람들이 많은 것이 우리 사회의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은 쌀이 남아돌아 쌀막걸리ㆍ쌀과자를 만든다는 상황속에서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지방의 일부 교회에서 사랑의 쌀이 모아지고 있던중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지난해말 생겨나자 연합회에서 이를 맡도록 의견이 모아졌다.
『앞으로 전국의 교회에서 기도회가 열려 사랑의 쌀을 모으는 모금운동이 펼쳐질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회전체로 퍼져나가기를 바라고 있어요. 사랑의 실천에 교인ㆍ비교인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사랑의 쌀을 나누려면 결식아동을 위해서는 문교부와,빈민들을 위해서는 일선 행정조직과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운동의 성격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을 펼치면서 한목사는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종교적 순수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신교단 내에서도 보이는 것입니다만 일부 종교인들은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 위해 사회구조를 전반적으로 고치는 혁명적인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대다수 종교인은 그렇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개인ㆍ개인의 영혼을 구제하여 사랑에 충만한 새 사람을 만들어 그들의 힘에 의해 정의가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종교인의 바른 태도로 보지요. 종교인이 사회변혁에만 전념할 때 개인구원이 약화되며 그만큼 사회전체에 사랑이 부족하게 됩니다.』
한목사는 국민적 참여로 사랑의 쌀이 모이면 우리 주변에 나누어줄 뿐 아니라 북한동포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ㆍ아시아 일부국가에도 나누어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는 백성이 되기를 기도했다.<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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