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5연승 … 우즈 '싱, 싱겁잖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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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한 우즈가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보스턴 AFP=연합뉴스]

5일(한국시간) PGA투어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가 벌어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 71) 골프장.

구름같이 몰려든 갤러리는 다른 선수는 쳐다보지도 않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이 맞대결을 벌이는 챔피언 조만 따라다녔다. 그린 주변에 다섯 겹으로 둘러서서 '세기의 대결'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시작 상황은 2년 전과 똑같았다. 싱은 2004년 이 대회에서 우즈에게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공동 2위 우즈와 챔피언 조에서 4라운드를 시작, 결국 3타 차로 우승했다. 싱은 이 우승으로 우즈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었다.

이번에도 싱이 3타 앞선 상태에서 4라운드가 시작됐다. 그러나 전반 9홀이 끝나기도 전에 우즈의 설욕전은 간단히 끝나버렸다.

파5인 2번 홀에서 우즈는 엄청난 드라이브샷을 날렸다. 7번 아이언으로 투 온을 시켰고,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순식간에 1타 차로 따라붙은 우즈는 3번 홀(파3) 버디로 공동선두가 됐고, 5번 홀(파4) 버디로 싱을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번 홀(파5)에서 싱이 첫 버디를 잡으며 재역전을 노렸지만 우즈는 3번 우드로 친 세컨드 샷을 홀 3m에 붙인 뒤 이글을 잡아내 오히려 2타 차로 벌렸다. 초반 7번 홀까지 6타를 줄인 우즈의 기세에 눌린 싱은 9번 홀 보기로 추격을 포기했다. 싱은 "오늘 타이거의 플레이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며 완패를 시인했다.

우즈는 이날 보기 없이 이글 2개와 버디 4개를 기록하는 완벽한 플레이로 8언더파를 추가, 합계 16언더파로 싱(14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브리티시오픈.뷰익오픈.PGA챔피언십.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최근 5연속 우승의 탄탄대로다. 통산 53승.

PGA 투어 최다 연승 기록은 바이런 넬슨의 11연승이며 우즈는 1999년부터 이듬해에 걸쳐 6연승 한 일이 있다. 우즈는 "11연승 기록을 깬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만약 다음 대회부터 다른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다면 대기록을 깰 수 있지 않겠느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 시즌 7승째를 기록한 우즈는 2000년 기록한 자신의 시즌 최다승(9승) 기록 경신도 눈앞에 뒀다.

한편 브라이언 베이트먼(미국)이 8언더파로 3위에 올랐고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7언더파로 공동 4위였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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