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현복이의 일기』 펴낸 신현복 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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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어린 글장이」.신현복군(17)이 또 책을 냈다. 87년 국민학교를 졸업하며 펴냈던『현복이의 일기』로 한바탕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뒤로 꼭 3년만이다.
그때만 해도 코흘리개를 갓 면하고 있던 그는 이제 코밑에 제법 거뭇거뭇하게 잔수염을 거느린 고등학교 신입생으로 자랐다.·
이번에 한길사에서 출간된 『자물쇠여 안넝』『슬픔에서 축복으로』등 두권의 책은 중학교 입학후 썼던 3년간의 일기를 모아 엮은·것으로, 이를테면. 국민학교·고학년 시절의 일기로 꾸며졌뎐 『현복이의 일기』 속편인 셈.이다.
『첫책을 낸뒤로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이 전과는 너무 달라진 것에 곤혹감을 느꼈지요. 모두가 저를 마치 별난 아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꾸만 부풀리고 과장하려 했어요.』
어린 마음에 무시로 치받는 자만에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무척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지난해 가을 출판사측이 『중학생 현복이의 일기』를 책으로 내자고 제의 해왔을 때도·전철이 두려워 선뜻 응낙할 수 없었다고.
국민학교 2학년 때부터·일기를 써왔고 틈틈이 소·설 창작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 그에게 이제·글을 쓰는 일은 단 한시도 떼놓을 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돼 있다.
꿈은 역시 명실공히 전인적 자질과 능력을 갖춘이 나라 최고의 작가가 되는 것. 고교 3년동안 이어질. 파행적 입시위주 교육이 그 길을 막는다면 대학을·포기하더라도 처음의 뜻을 이루는 쪽으로 가겠단다.
『중학생 현복이의 일기』두책은 3년전·『현복이의일기』가 그랬던 것처럼 변함없는 소박한 꿈과 착하고 따스한 마음씨가 녹아 있다.
다만 5공하의 민주화운동·대통령선거·서울올림픽등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를 넘기며 쓴 기록 이어서인지 중학생의 글 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무거운 주제와 관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의 설명대로 라면『세상이 잘 안돌아 가는 걸 보고 이것저것 심각하게 생각하는게 많아 졌던 탓』이다.
이태전 환갑을 넘긴 아버지와 올해 쉰일곱살로 접어든·어머니는 지금도 새마을 취로사업장을 돌며 가난을 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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