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기씨 씨름판서 퇴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천하장사' 이만기(43.인제대 교수.사진)씨가 모래판에서 영구 제명됐다. 한국씨름연맹(총재 김재기)은 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의 연맹 사무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이씨를 영구 제명키로 결정했다.

씨름연맹의 제명 사유는 '이씨가 2005년 6월 김천장사대회 때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민속씨름동우회 회원들을 동원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김재기 총재의 퇴진을 요구했고, 유사 씨름단체인 한국민족씨름위원회 발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씨름연맹의 존립 자체를 부정했다'는 것이다. 또 이씨가 언론을 통해 연맹을 근거 없이 비판한 것도 중징계 사유의 하나라고 밝혔다. 김수용 씨름연맹 상벌위원장은 "상벌위를 열기 전 이만기씨를 불러 소명 기회를 줬으나 뉘우침 없이 부인으로만 일관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연맹을 근거 없이 비난한 게 아니다. 씨름팀이 하나 둘씩 해체되고 민속씨름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데도 연맹이 이렇다 할 대안을 내지 못해 씨름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정당하게 비판한 것"이라며 "바른말을 한다고 징계한다면 이는 민주단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민속씨름동우회 회원들과 상의해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씨름연맹은 이만기씨가 지난해 김천장사대회 때 '김재기 총재를 교도소로 보내자'는 등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플래카드를 내걸었다며 이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신동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