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서 뛰쳐나온 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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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가까이 하기엔 너무 우아한 그대.

무용제 얘기다. 국내에서 열리는 많은 무용 축제는 언제나 '관람'이 중심이었다. 발레든 혹은 현대 무용이든 해외의 유명 단체를 불러와 수준 높은 테크닉으로 애호가들의 기호에 화답했다.

그런데 올해 출범하는 성남국제무용제(9월5일~10일)는 조금 다르다. 관람이 아닌 '참여형'을 표방하고 있다. 그래서 행사도 공연장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분당 중앙공원.율동공원.탄천 등 바깥으로 무대를 넓혔다. "'그들만의 축제'를 지양하고, 무용을 어렵고 낯설게 느끼는 일반인들과 같이 호흡하기 위해서"란다.

우선 '무료 워크숍'이란 걸 연다. 공짜로 춤을 가르쳐 주겠다는 것이다.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비보이(B-boy) 댄스는 9일 오후 3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연습실에서 배울 수 있다. 10일엔 중앙공원 잔디밭에서 '하회탈춤 배우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댄스 스포츠 경연대회도 연다. 개막일인 5일 오후 5시 중앙공원 야외음악당에서다. 룸바.탱고.자이브 등 프로페셔널 못지 않은 동호회원들의 흥겨운 춤솜씨를 만끽할 수 있다.

공식 춤도 만들었다. 탄천의 숯을 상징하고 친환경적인 무용제 주제를 담은 '숯돌이 댄스'를 개발, 보급에 나서고 있다. 또한 매일 밤 성남아트센터 춤의 광장에서 출연자, 관람객, 일반 시민이 모두 어울리는 댄스 파티도 연다.

그렇다고 실제 공연하는 작품의 수준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10일 발레 갈라 공연중엔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소속의 무용수 알렉세이 투르코(사진)와 이고르 마르코프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 '전쟁'에 맞춘 남성 파드되(2인무)를 선보인다. 8일 현대 무용 프로그램엔 일본.이탈리아.중국 등 해외 유명 무용단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감상도 하고 직접 해보기도 하면서 9월초 경기도 성남은 한바탕 춤판으로 뜨거울 듯 싶다. 031-783-8227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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