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제 얘기다. 국내에서 열리는 많은 무용 축제는 언제나 '관람'이 중심이었다. 발레든 혹은 현대 무용이든 해외의 유명 단체를 불러와 수준 높은 테크닉으로 애호가들의 기호에 화답했다.
그런데 올해 출범하는 성남국제무용제(9월5일~10일)는 조금 다르다. 관람이 아닌 '참여형'을 표방하고 있다. 그래서 행사도 공연장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분당 중앙공원.율동공원.탄천 등 바깥으로 무대를 넓혔다. "'그들만의 축제'를 지양하고, 무용을 어렵고 낯설게 느끼는 일반인들과 같이 호흡하기 위해서"란다.
우선 '무료 워크숍'이란 걸 연다. 공짜로 춤을 가르쳐 주겠다는 것이다.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비보이(B-boy) 댄스는 9일 오후 3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연습실에서 배울 수 있다. 10일엔 중앙공원 잔디밭에서 '하회탈춤 배우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댄스 스포츠 경연대회도 연다. 개막일인 5일 오후 5시 중앙공원 야외음악당에서다. 룸바.탱고.자이브 등 프로페셔널 못지 않은 동호회원들의 흥겨운 춤솜씨를 만끽할 수 있다.
공식 춤도 만들었다. 탄천의 숯을 상징하고 친환경적인 무용제 주제를 담은 '숯돌이 댄스'를 개발, 보급에 나서고 있다. 또한 매일 밤 성남아트센터 춤의 광장에서 출연자, 관람객, 일반 시민이 모두 어울리는 댄스 파티도 연다.
그렇다고 실제 공연하는 작품의 수준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10일 발레 갈라 공연중엔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소속의 무용수 알렉세이 투르코(사진)와 이고르 마르코프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 '전쟁'에 맞춘 남성 파드되(2인무)를 선보인다. 8일 현대 무용 프로그램엔 일본.이탈리아.중국 등 해외 유명 무용단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감상도 하고 직접 해보기도 하면서 9월초 경기도 성남은 한바탕 춤판으로 뜨거울 듯 싶다. 031-783-8227
최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