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난리… “출근 전쟁”/영동고속도 3개 구간 운행 중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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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시외버스 노선 끊겨/곳곳서 교통사고… 이재민 속출/설악산 등반객 27명 구조 요청
30일 아침부터 예보없이 만 이틀째 내리고 있는 폭설로 영남남부ㆍ호남남해안ㆍ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교통두절ㆍ마을고립 등 눈난리를 겪고 있다.
고속도로는 눈으로 막혀 70㎝가량의 눈이 내린 영동고속도로의 경우 서울∼속초∼동해∼삼척 등 3개구간이 운행중지된 것을 비롯,전국 고속도로 평균속도가 시속 40㎞이하로 뚝 떨어지는 거북이 운행으로 서울∼부산이 평소의 배가 넘는 10시간이상 걸리고 있다.
용산시외버스터미널은 31일 아침부터 충남북ㆍ전남북 등을 포함,지방에서 올라오는 전노선이 끊겼으며 지방으로 내려가는 노선도 경기도 등 서울에서 가까운곳을 제외하고는 아예 차표를 팔지않고 있다.
강원도 명주군에서는 5개 산간마을이 고립됐고 설악산등반길에 나섰던 27명이 눈에 갇혀 대청봉대피소에서 긴급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동해안 주문진ㆍ속초ㆍ동해항 선박 4천여척과 인천ㆍ목포항에는 폭풍주의보 발효로 선박들의 발이 묶였다.
시민들은 눈길에 대비,이른 새벽부터 출근에 나서 지하철ㆍ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바람에 지하철은 큰 혼잡을 빚었으나 서울시내 거리는 자가용차가 평소의 5분의1 정도로 줄어 한산했다.
◇교통두절=최고 1m20㎝의 폭설이 내린 강원도에는 미시령 등 5개노선의 도로교통이 끊겼다.
미시령에는 29일오후부터 3일째 눈이 내리고 있어 31일 오전9시 현재 72㎝의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
울진의 20.6㎝를 비롯 평균 8.4㎝의 눈이내린 경북지방도 21개도로의 교통이 끊겼고 44개소는 부분적으로 통제되고 있다.
평균 20㎝의 눈이내린 충북지방은 괴산군 연풍면∼경북 문경사이의 이화령고개 등 10곳이 끊겼고 전남지방도 9개도로의 교통이 두절됐다.
◇주민고립=강원도 명주군 왕산면 대기리 등 명주군관내 20개 산간마을이 60여㎝ 쌓인 눈에 고립돼 외부와의 교통이 완전 차단됐다.
설악산 등반스케치에 나섰던 서울 홍익미술학원생 24명과 등산객 3명 등 27명이 30일 오후5시부터 대청봉대피소에 긴급 대피해 있다.
◇눈길사고=30일 오후6시25분쯤 경기도 파주군 천현면 웅담2리 앞길에서 ㈜박사소속 경기6 거356호 버스(운전사 노경한ㆍ63)가 눈길에 뒤로 미끄러지면서 버스뒤에서 모래를 뿌리던 이 회사직원 신병욱씨(24)를 치어 신씨가 그자리에서 숨지는 등 이날 눈길사고로 경기도에서는 모두 5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67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전국에서 30일오후부터 31일 오전사이 1천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40여명이 숨지고 3백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눈피해=30일 오후4시쯤 강원도 강릉시 성남동 한국관 나이트클럽의 1백평짜리 조립식 스레이트지붕이 83㎝의 적설에 내려앉아 1억6천여만원의 피해가 났다.
또 강릉시 교동 안태갑씨(65ㆍ여)의 20평짜리 주택지붕이 내려앉아 5백여만원의 피해가 났으며 전북 진안군 성수면 신기리 김기조씨(45)의 기와지붕이 내려앉아 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고속도로=전국고속도로의 차량평균주행속도는 평소의 반인 시속 40∼50㎞였으며 특히 70㎝가량의 폭설이 내린 영동고속도로의 경우 시속 20㎞이하로 떨어져 거북이운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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