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양정철 비서관 '손님 쫓는 사나운 개' 비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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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당 홈페이지에 청와대 양정철 비서관을 '구맹주산(狗猛酒酸-주막에서 손님을 쫓아내는 사나운 개)'에 비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도둑이 들려니까 개도 안 짖는다'는 발언과 관련, "노 대통령이 진짜 관심을 두어야 할 개 이야기는 주인한테는 꼬리를 치며 아양과 충성을 맹세할지라도 주막에 오는 손님에게 왕왕대는 개 이야기"라며 "손님이 없어 주막의 술이 쉬어버리듯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본인 말로는 20%라지만 국민체감 지지율은 왜 한자리수가 되었나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노 대통령의 바닥을 기는 지지율과 유달리 일찍 왕림하신 '레임덕'은 바로 '사나운 개를 앞세워 국민을 내쫓는 어리석음' 때문"이라며 "주막집 주인은 혼자 망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함께 죽여 같이 망하자는 것이 아닌가 너무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최근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와 관련, "'작전권 단독행사'가 더 큰 문제"라며 "미국의 이해득실 계산과 우리 정부의 세상 모르는 '자주올인'에 나라와 국민이 위기이며, 국민은 자신의 생명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elee@joongang.co.kr)

다음은 전여옥 의원이 쓴 글의 전문이다.


개가 사나우면 주막집 술이 쉰다?

사랑하는 한나라당 동지 여러분-

어제 보도를 보니 노무현대통령이 한말씀 했더군요. ‘도둑이 들려니까 개도 안짖는다’고요.

아마도 바다이야기로 받은 황당함을 이렇게 표현 한 것 같은데--바다이야기는 그렇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글쎄요. 아주 근본적인 이 노무현정권의 문제는 결코 이렇게 말할수는 없겠지요.

오늘 책을 읽다보니 구맹주산(狗猛酒酸)이란 말이 귀에 쏙들어왔습니다. 이 말뜻은 이렇습니다.

‘옛날에 주인말은 아주 잘 듣는 개가 있었답니다. 그 개는 주인아닌 사람한테는 와르릉대고 가리지 않고 마구 짖어 댔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주막을 하는 요샛말로 서비스업에 종사를 했습니다. 개는 왕왕 짖어대는데 어떤 손님이 오겠습니까? 한번 왔던 손님들도 발길을 끊은 것은 물론이고 아예 마냥 미친 듯이 짖어대는 개가 무섭기도 하고 더럽기도(?)해서 처음 온 객도 발걸음을 돌렸지요. 손님이 없으니 파리를 날리고 팔리지 않은 술은 쉬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즉 구맹주산-사나운 개 때문에 술이 쉰다는 이야깁깁니다.

노무현대통령이 진짜 관심을 두어야 할 개이야기는 다름아닌 ‘술을 쉬게 하는 개’입니다. 주인한테는 꼬리를 치면서 아양과 충성을 맹세할지라도 오는 손님에게 왕왕대는 개이야기 말입니다. 주막의 술이 쉬어버리듯 노무현대통령의 지지율은 본인말로는 20%라지만 국민체감지지율 왜 한자리수가 되었나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민심이 완전히 고개를 돌린 가장 큰 이유는 노무현대통령자신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못지 않은 원인이 ‘주변인물’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이번에 국회에서 한바탕 오만불손 쇼를 벌인 양모 비서관입니다. 민병두 열린당의원은 양모비서관이 다른 것보다도 인상이 좋지 않아서 그렇다고 했는데(이정도면 심각한 인신공격같이 저는 느껴졌습니다.) 문제는 ‘언행’이지요. 국회는 국민을 대표한 국민의 한표한표를 얻은 대표들이 있는 곳입니다. 그의 오만방자한 언행은 바로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을 제 발톱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정말 무례함 그 자체지요-비서는 모시는 사람의 그림자라는데 노무현대통령의 ‘오기’를 저렇게 비서들이 공연(?)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그의 설익은 언어와 오버하는 태도를 보면 측은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왜 호퍼라는 사람이 한 말 있잖습니까? ‘무례함이란 약한 인간이 강한 인간을 모방할 때 나타나는 것이다’라는 말-참 마치, 한국사회 2006년이 나타난 양모씨를 두고 미리 한 말 같습니다.

국회 운영위에서 하는 그의 답변을 지켜보면 이 노무현정권의 실체는 물론, 수준을 알게 합니다. 저런 비서를 옆에 둘 정도로 노무현대통령의 사람보는 눈이 형편무인지경이라는 말이고 국회에서 막말답변을 해도 ‘경질소식’이 없으니 정말 이상하고도 비상식적인 ‘노무현정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경영컨설턴트는 '구맹주산(拘猛酒酸)‘이란 말을 현대 경영학적 시각으로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이 말은 즉’훈련받지 않은 직원을 고객의 최접점에 배치하는 것은 테러리스트를 앞장세워 고객을 협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의 실정도 실정이지만 이 양모 비서가 대국민 ‘테러리스트’노릇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사나운 개가 술을 쉬게 하듯 이 정부에 대해, 노무현대통령이 한마디로 ‘일’이 안되게, 비즈니스가 안되게 만든 셈입니다. 이것이 바로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의 결과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의 바닥을 기는 지지율, 유달리 일찍 왕림하신 ‘레임덕’은 바로 노대통령이야말로 ‘사나운 개를 앞세워 국민을 내쫓았던 어리석은 주막주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주막주인은 노상 짖어대는 개 때문에 술이 시어버려서 혼자 망하는데 그쳤지만--이 나라가 위태롭고 국민이 고통스럽고 고달픈 점입니다. 바다이야기로 이 나라 서민은 세금폭탄에 이어 동네 도박장까지가서 모조리 잔돈푼까지 깡그리 털어먹고 자살하고 가출하고 패가망신했습니다. 그러나 인사청탁에 그 누구보다도 ‘1등’을 한 형님, 하필이면 고르고 골라 ‘바다이야기가 횟집’인 줄 알 정도였던 조카가 그렇고 그런 회사에 몸을 담았는데도 ‘동생이자 삼촌’의 너그러운 보살핌을 받았고 받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조카일 뿐이라구요? 아마 그 주막집의 사나운 개도 짖다가 웃을 것입니다.

작통권 단독행사를 통해 ‘자주’를 팔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려고 노대통령은 작심했겠지만-이번 문제는 입이 있어도 말하지 않는 윤광웅 국방장관같은 주변인물 때문에 그 프로젝트는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14일에 럼스펠트국방장관의 서신을 받고도 왜 국민에게 언론에게 알리지 않았습니까? 사납게 짖어만 대는 개도 문제지만 노무현대통령의 말씀 그대로 ‘짖지 않는 개’도 문제입니다. 바다이야기도 문제지만 아니라 ‘작전권 단독행사’가 더 큰 문제입니다. 미국의 이해득실 계산과 우리 정부의 세상모르는 ‘자주올인’에 나라와 국민이 위기입니다. 국민은 자신의 생명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당연히 알 권리가 있습니다. 도무지 국익과는 반대로만 가는 노무현정권의 참으로 해괴한 국정운영에 국민의 불안만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 나라 국민은 오로지 지금 한나라당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민의 나침반이 되어야 합니다.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일년반-결코 짧지 않습니다. 가야할 길이 멉니다. 한나라당은 이 문제에 대해 국민과 함께 해야 합니다. 국민과 함께 묻고 행동해야 합니다. 지금 한나라당이 맡아야 할 가장 큰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전여옥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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