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잇단 악재에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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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주택 담보대출 부실화 우려와 신용불량자 구제 문제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은행주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16일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지주.한미은행.기업은행 등을 대거 팔아치웠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에 따른 담보비율.신용대출 축소로 담보대출 부실화가 우려되면서 팔자에 적극 나선 것이다.

또 자산관리공사가 원리금을 최고 70% 감면하는 방식으로 신용불량자 1백만명을 구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은행수익 감소 요인으로 제기되면서 이날 은행주 매도를 부채질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많이 사들였던 국민은행과 신한지주를 집중적으로 팔아 국민은행과 신한지주는 이날 3.2%와 4.8%씩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 지수는 종합지수의 연중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1.29% 하락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카드 합병에 따른 신주 물량 부담과 연내 추진 중인 정부지분 매각 관련 물량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하나은행.우리은행.외환은행.부산은행 등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비중이 낮은 은행 주식에는 선별적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동원증권 이준재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책이 주택가격 붕괴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부동산을 담보로 한 가계대출을 위축시킴으로써 은행의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李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은행권의 주택시가 대비 대출비율이 평균 40% 정도로 추정돼 집값이 절반 수준으로 폭락하지 않는 한 은행권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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