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체육회담 ″산너머 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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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남북체육회담은 또 결렬되는가. 오는 9월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남북한 단일 팀을 출전시켜 보려는 양측의 접촉은 오는18일의 제7차 본 회담이 주요 고비가 될듯하며 판문점의 분위기가 결렬 쪽으로 흐르고 있어 매우 주목된다.
북한측은 15일 5차 실무접촉에서『이미 합의된 호칭·단기·단가·선수선발원칙 등 기본10개항의 합의각서를 우선 교환하자』는 입장이었는데 반해 우리측은『각서 교환만으로는 불충분함으로 합의사항 이행을 보장할 장치를 부칙에 명시하자』고 제의, 대립을 보였다.
우리측의 이 같은 제의는 북측이 과거79년 탁구회담 등에서 보듯 체육회담을 남한 팀 참가의 저지수단으로 이용한「전과」가 있기 때문.
북한측이 과거와 달리 졸속이라 할 정도로 회담을 지나치게 서두르는 태도를 보여 우리측의 이러한 의심과 우려는 한층 짙어가기만 했다.
우리측이 제시한 부칙은 ▲단일 팀 구성 의지를 실증키 위해 우선 2월중에 남녀배구·탁구팀의 친선교환경기를 실시하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북경대회조직위(BAGOC) 에 합의사항 자체와 단일 팀 협상이 실패할 경우 각기 출전한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통보할 것 ▲체육외적 문제와의 불연계 ▲합의사항 불이행 시 모든 합의는 무효로 한다는 것으로 북측이 참된 단일 팀 구성 의지가 있다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지난 10일의 4차 접촉에서는 용어해석부분과 체육외적문제의 불연계 등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보였으나 이날 5차 접촉에서는 돌변, 부착 안 자체를 전면철회하지 않는 한 『회담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완강하게 나왔다.
북측도『합의이행보장은 총리각서교환으로 충분하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하다 우리측이 과거합의사항 불이행의 전례를 들어 필요성을 역설하자 미리 준비해온「종결 발언문」을 낭독,『남한측이 회담 때마다 새로운 제안을 추가해 회담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하여「회담결렬」을 시사했다.
이러한 북측의 태도는 종래 남북회담 때마다 결렬을 선언하기직전의 통상적인 수순(수순)이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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