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위」는 차우셰스쿠 도주후 결성/루마니아 로만총리 1문1답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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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형제 폐지… 당분간 계획경제 유지
로만총리의 르몽드지 회견 1문1답 요지.
­정부위에 군림하고 있는 구국전선위원회는 오는 4월 총선이후에도 계속 존속할 것인가.
『아니다. 총선으로 제헌의회가 구성되면 해체될 것이다.』
­구국전선위원회의 결성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데 차우셰스쿠정권이 무너지던 지난해 12월22일 이전부터 구국전선위원회가 존재했던게 아닌가.
『결코 그렇지 않다. 차우셰스쿠가 도주한지 15분후 본인을 비롯한 일부 몇사람이 공산당 중앙위원회 본부로 들어가 성명서를 작성,건물앞에 운집한 군중들에게 이를 발표했다.
그때 그 성명서는 「인민연합전선」 명의로 발표됐었다. 그후 TV를 통해 그 성명서를 발표하려고 방송국에 갔을때 거기서 일리에스쿠(현대통령)와 브루칸(현외무장관) 등을 우연히 만났고 「구국전선」이란 말도 처음 들었다. 그후 이들과 함께 중앙위원회 본부로 돌아가 다시 논의한 끝에 일리에스쿠의 주장대로 「구국전선위원회」란 명칭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그때 상황을 담은 필름을 보면 밀리타루장군(현국방장관)이 「구국전선은 이미 6개월전부터 존재했었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몇달전 일리에스쿠와 밀리타루가 공원에서 몇차례 만나 국가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뜻있는 인사들을 규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전혀 불가능했다. 더구나 그들의 대화내용이 비밀경찰에 의해 녹음돼 마지막으로 공원에서 만나고 며칠후 그 두사람은 비밀경찰에 소환되기까지 했다. 이 두사람의 이같은 비공식 접촉을 놓고 구국전선 존재 운운하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경솔한 결론이다.』
­밀리타루장군이 소련고위층과 접촉을 계속해 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어느 누구도 그러한 접촉을 한바 없다. 나 개인적으로는 항상 우리자신의 힘으로 독재정권을 타도해야한다고 생각해 왔다.』
­보안경찰에 협조했던 민간인들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그들이 과거를 청산하고,열심히 일하기를 바랄뿐이다. 중요한 것은 보복이나 한풀이가 아니며 건설적인 미래다.』
­차우셰스쿠 처형절차가 정당했다고 보는가.
『그렇다. 정치적 관점에서는 그것이 최선책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군사적 관점에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보안군이 차우셰스쿠부부가 감금돼있는 장소를 헬기로 공격,구출작전을 펼 예정이라는 정보가 입수된 지난해 12월24일밤 우리는 그러한 방식으로 그들을 처형키로 결정했다. 당시 감금장소는 병력부족등 매우 취약한 상태였었고,병력증원을 하려면 적어도 24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루마니아공산당은 계속 용인될 것인가.
『공산당은 사실상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일이라도 루마니아시민이 공산주의자임을 자처하고 나선다면 그 권리는 인정될 것이다.』
­최근 사형제를 폐지한 이유는.
『아마 사형에 처해야 할 유일한 자는 차우셰스쿠부부였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경우에 있어 사형제의 폐지는 정치적ㆍ윤리적 선택에서 비롯된다.』
­앞으로 시장경제를 선택할 것인가.
『현재 우리가 해야할 것은 이같은 집중화를 유지해온 「행정」을 자유화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의 분산화와 기업의 자율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대외무역분야에서 국가의 「독점」을 철폐할 방침이나 당분간 우리는 계획경제를 유지할 것이다.』<르몽드=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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