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클린 로드' 시설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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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앙선에 설치된 발광체에 감춰진 노즐에서 도로 양방향으로 물을 쏘면 물이 흘러내려가 나머지 차로까지 청소하는 클린 로드 시설의 가상도. [서울시 제공]

중앙선에서 물을 분사해 도로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클린 로드(Clean Road) 시설이 올해 안에 서울 시내 도로에 설치된다.

서울시는 22일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타이어가 마모되면서 생기는 미세먼지 등 도로 분진을 줄이고,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클린 로드를 시범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열섬현상은 대기오염 물질로 도시 상공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클린 로드 시설이 시범 설치되는 구간은 세종로 사거리에서 광화문까지의 세종로(500m)와 잠실종합운동장 앞 올림픽로(500m) 등 두 곳이다. 도로 중앙선에 설치된 발광체(속칭 고양이눈)에 감춰진 노즐에서 1차로 표면에 물을 쏘면 경사면을 따라 물이 흘러 내려가 나머지 차로까지 청소하는 방식이다. 수압을 높이면 분사된 물이 2, 3차로에도 이를 수 있지만 세차한 차량이 더러워질 수 있어 1차로만 덮을 정도로 수압을 조절할 방침이다. 분사용 물은 지하철 역사(驛舍)에 고이는 지하수를 끌어다 쓴다. 세종로에서는 5호선 광화문역에서, 올림픽로에서는 2호선 잠실운동장역에서 물을 공급한다. 시범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9억원으로 서울시는 11월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클린 로드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인 '맑은 서울 만들기' 사업의 일환이다. 오 시장은 "재임 기간 중 서울의 대기 질을 일본 도쿄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는 시범 운영 결과 효과가 있을 경우 시내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클린 로드 조성 구간이 확대될 경우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시 관계자는 "물 사용량 등을 감안해 조성지역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로 시설물에서 물을 분사해 청소하는 방식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도로 양쪽 끝에서 수돗물을 흘려보내 청소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클린 로드가 정착되면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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