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서울 통학 … 고희에 학사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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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70세의 만학도가 대학 입학 47년 만에 학사모를 쓴다. 22일 열리는 건국대 2006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법학과를 졸업하는 신봉환씨(사진)가 주인공이다. 신씨는 이날 학부생 788명을 대표해 정길생 건국대 총장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다.

부산에 거주하는 신씨는 지난 2년 동안 부산서 KTX를 타고 매일 통학을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 부산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해 햄버거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전철로 등교해 9시부터 수업을 들었다. 수업이 끝나고 오후 6시에 다시 KTX를 타고 부산집으로 돌아오면 10시 30분. 손주뻘의 젊은 대학생도 하기 힘든 장거리 통학이었다.

1957년 2월 광주상고를 졸업한 신씨는 다른 대학을 다니다가 1959년 3월 건국대 법학과에 편입학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영화 엑스트라, 극장 경비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고 한다. 이후 못 마친 학업에 대한 안타까움을 지우지 못한 신씨는 2004년 9월 건국대 법학과 3학년으로 재입학했다. 신 씨는 "일평생의 소원이었던 대학 졸업을 늦게나마 하게 되어 뿌듯하다"면서 "나이에 관계없이 좋은 기회가 찾아 온다면 놓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가 오늘의 영광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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