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병원에"뒷돈"|년 1천억 건네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의료기관에 대한 제약회사의 의약품 공급을 둘러싼 공공연한 부조리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이 덤핑·연구지원비·장학금·랜딩비 등 명목으로 제약회사로부터 건네 받는 뒷돈이 연간 1천억원 규모에 달해 약값이 지나치게 비싸게 매겨져 환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보사부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감사원이 전국20여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의약품 공급 부조리에 대한 일제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의료기관이 의약품을 구입하면서 연간 전체 구입비의 20%인 2백50억여원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부는 전체 보험약품비가 연간 5천억원 내외인 점으로 미뤄 전국 의료기관이 연간 1천억원 규모의 뒷돈을 제약회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추산했다.
감사원은 이같은 뒷돈 거래에 의해 소비자들의 의약품값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 보사부에 의약품값 인하와 의약부조리 근절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적발된 의약부조리의 유형은 ▲개발된 신약을 병원에 납품하기 위해 주는 랜딩비 ▲실제로는 약품가의 80%내의로 약품을 덤핑 구입하면서 보험약품 값 청구는 1백%로 하는 경우▲연구비·장학금의 명목으로 구입 약가의 일정비율을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경우 등으로 파악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