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화물, 테러에 무방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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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국이 테러 음모를 적발하면서 각국 공항들이 기내 휴대 수하물과 짐으로 부치는 위탁 수하물에 대해 강도 높은 보안 규제와 검색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일반 항공 화물은 테러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이 17일 보도했다.

대개 항공사들은 항공 화물을 화물 전용기로 수송한다. 하지만 물량이 크게 늘면서 이를 일반 승객이 타는 여객기에 함께 싣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만 해도 전체 항공 화물 중 4분의 1을 여객기로 수송한다. 하지만 이렇게 여객기에 함께 싣는 화물 중 많아야 15%만 보안 검색을 통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량이 너무 많아 기존의 장비로는 전체를 살펴보는 전수 검사를 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대신 무작위로 골라 일부만 검색하거나, 출발지가 의심스럽다든지 제대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화물만 보안 검색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런던 테러 음모 적발로 항공 화물도 보안 검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모든 항공 화물을 비행기에 싣기 전 24시간 동안 창고에 보관하는 방안을 의무화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비행기 안에서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내년부터 현존하는 여러 가지 검사장비를 결합해 만든 검사 시스템으로 여객기에 싣는 항공 화물의 95%를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공항으론 최초의 조치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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